[경찰의 날 특집 인터뷰] 장정진 평택경찰서장에게 듣는다!
“범죄와 재해·재난 및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도시 평택 만들겠습니다”
▲ 장정진 제75대 평택경찰서장
지난 2월 제75대 평택경찰서장으로 취임한 장정진 서장은 1995년 경찰대 11기로 입문했으며, 그동안 서울청 교통정보센터장·교통순찰대장·치안지도관,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주러시아대사관 경찰주재관, 경기남부경찰청 경비과장 등을 역임했다. 장 서장은 10월 21일 평택경찰서 대강당에서 열린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행사’에서 “평택경찰은 선배들이 걸어온 길을 거울삼아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로 치안질서 확립 및 시민의 안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날을 맞아 장정진 서장을 만나 ▶평택 치안 현황 및 애로사항 ▶시민 안전을 위한 평택시 교통환경 개선 ▶여성·청소년 및 서민 범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말>
■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체감 치안 확보하겠습니다”
- 평택경찰서장으로 취임한 지 8개월째입니다. 그동안의 소감은?
처음 평택경찰서장 발령 소식을 듣고 경기도에서 가장 치안 수요가 많은 경찰서, 세계 최대 미군기지와 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 반미 집회와 건설 현장 등 노사분규와 집회·시위가 많은 경찰서라는 이미지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부임 이후 치안 현장을 둘러보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면서, 그 모든 게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어려운 치안 여건 속에서 최선의 노력과 헌신을 통해 평택 치안을 잘 지켜내고 있는 동료 경찰관들을 보면서 가슴 뿌듯함, 든든함과 동시에 ‘서장은 평택경찰 동료들을 대변하고 잘 지켜주고, 평택경찰은 시민들을 잘 지켜주는 선순환 연쇄구조를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부임하면서 평택경찰 전 직원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였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평택경찰 모든 활동의 종국적 지향점은 시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에 기반하여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즉시 응답하는, 따뜻하고 유능한 평택경찰’을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면, 경찰 활동의 대상과 목표는 시민(국민)의 안전이고, 경찰 활동은 신속하여야 하며, 모든 경찰관은 범죄자에게는 추상같지만 선량한 시민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여야 하고, 법과 업무 처리 절차 및 범죄 제압에 필요한 물리력 행사에 정통하여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합니다. 이는 평택경찰 모든 활동의 시작이자 끝이고 전 경찰 활동의 기본 바탕입니다.
지난 8개월 동안 우리 900명 평택경찰은 한마음 한뜻으로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즉시 응답했고, 시민들께서도 따뜻한 격려와 응원과 함께 지역공동체 치안활동에 참여해 주시면서 평택은 범죄로부터, 각종 재해 재난으로부터,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제가 이처럼 따뜻하고 유능하며 헌신적인 평택경찰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과 시민 모두와 함께 평택을 대한민국 반도체 수도이자 안보도시에 추가하여 안전도시 평택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정진 평택경찰서장
■ “시민 불편 줄이기 위해 오는 2028년 평택북부·남부경찰서 분서 목표”
- 평택시의 치안 현황과 애로사항을 말씀해 주십시오.
평택은 관할 인구 63만7,000명으로 112신고 건수, 범죄 발생 건수, 교통사고 건수 등 모든 치안 지표에 있어서 경기남부경찰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치안 수요가 많은 경찰관서입니다.
이는 인구수에 비해 경찰관서나 경찰관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찰청에서는 2028년 평택북부경찰서와 평택남부경찰서로의 분서를 목표로 작업 중에 있고, 현재 부지와 예산이 확보되어 2025년 하반기부터는 재건축에 들어가 2027년 하반기, 2028년 초쯤 신청사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평택경찰서는 89년에 준공되어 건물이 노후되어 현재의 인력을 감당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사무공간이 비좁아 경찰관과 시민들 모두 많은 불편을 겪고 계시는 관계로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 평택은 미군(육군, 공군)기지, 해군2함대사령부, 7개의 국가중요시설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해 있어 국가안보상 그 중요성이 큰 지역입니다.
미군 측과는 미군 기지 방호, 시설 안전, 미군 범죄 등 모든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최상의 한미연합전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찰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최근 주요 위협이 되고 있는 불법 드론 운행과 관련하여 인근 주민에 대한 홍보, 대드론 장비 운용 등의 조치로 안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평택 내 대규모 저장시설을 두고 있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해서는 최근 9.24 대드론 공동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습니다. 이로써 고가의 드론 탐지식별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여 단기적으로는 드론 테러 대응 공백을 메우고, 중장기적으로는 각 시설별로 예산을 확보하여 중첩적으로 탐지시스템을 가동함으로써 모든 드론에 대해 100% 탐지 가능토록 하였습니다.
향후 매월 경찰과 유관기관 합동으로 실제 드론 운용, 시스템 활용 드론 탐지, 관련 정보 전파, 무력화, 원점 수색 및 피의자 검거 등 예상 시나리오별 대응훈련을 통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 “시민 안전 확보와 불편 해소 위한 교통환경개선 집중”
-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평택시는 교통부문 해결이 시급해 보이는데 방안이 있는지?
교통 분야는 시민들께서 일상생활에서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분야이고 교통사망사고 등 안전과도 직결되는 분야이므로 경찰서장으로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교통 분야는 크게 시민 불편 해소, 교통안전 확보, 교통망 확충 등 크게 3가지 분야를 꼽을 수 있는데, 좀 더 체계적이고 원활한 업무추진을 위해 평택시, 평택시의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지난 3월 15일 평택시·평택시의회와 ‘시민 안전을 위한 교통환경개선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 성과를 분야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시민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서 그간 평택시민들이 교통량이 많지 않음에도 장시간 신호대기로 인해 교통 불편을 겪고 있던 57개소에 대해 비보호좌회전을 허용하였고, 야간 교통량이 적은 28개소에 대해서는 점멸신호와 보행자 작동신호기를 운영, 보행 편의와 장시간 보행신호대기로 인한 무단횡단 방지를 위해 88개소에 대해 대각선 횡단보도 확충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초등학교를 방문해 교통안전 캠페인을 하던 도중 한 학부모님께서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 차량 승하차 시 많은 불편과 위험을 겪으셨다는 말씀을 듣고 68개 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 내 승하차구역(일명 드롭 존)을 신설하여 아이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응답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늘어나는 차량 및 교통량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도로 확장 및 신설이므로 도로관리청과 협조하여 올해 12월까지 국도1호선 가곡리 입구~비행장 사거리까지 구간을 6차로에서 8차로로 확대 준공할 예정이고, 내년에는 교통량이 많은 지방도 302호선과 317호선을 각각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네 번째는, 최근 운전면허 발급업무 절차 개선을 통해 경찰서 인근에 위치한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센터에서 면허 재발급, 갱신업무를 예약제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시민들께서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대기시간 없이 운전면허 업무를 보실 수 있도록 하였고, 무엇보다도 경찰서에 접수하였을 경우에는 접수 때 한번, 찾을 때 한번 총 두 번 방문하셔야 하던 것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운전면허업무 one stop 서비스를 시행하여 연간 35,000명의 시민들이 시간비용, 교통비용을 아끼면서 불편함을 해소하게 되었습니다.
▲ 평택시·시의회와 교통환경 개선 업무협약을 체결한 장정진 서장
- 최근 전국적으로 여성, 청소년 범죄가 심각한데 평택서의 대응 방안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범죄는 가정폭력, 교제폭력, 성폭력, 스토킹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고 매일 많은 건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여성 대상 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동 조치이고 이후 살인, 보복 범죄 등 중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피해자에 대한 안전조치와 가해자에 대한 신병확보입니다.
평택경찰은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수사 경험이 많고 여경 형사가 포함된 여청수사팀을 24시간 운영하고 있고, 사건 접수 이후 추가 범행이 이어지지 않도록 가해자에 대한 신병확보 및 사법처리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해 지구대 파출소 연계 순찰, 스마트워치 지급, CCTV 설치, 민간 개인경호 등 안전조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시스템 덕분에 올해 단 한 건도 보복성 강력범죄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교 내 학교폭력, 학생들의 도박, 마약류 범죄도 종종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딥페이크 범죄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8명의 학교 전담 경찰관들이 범죄예방 활동을 통해 사전 예방하거나 해당 학생들에 대한 면담과 보호기관 연계를 통해 재범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평택청소년경찰을 창설하여 48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은 학교 내에서 청소년 경찰 배지를 달고 친구들을 상대로 경찰 홍보활동과 선도 활동을 하고, 방과 후에는 부모님과 함께 학교 주변 우범지역 순찰 활동을 전개하거나 경찰에 건의 사항을 전달하는 등 미래 우리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로 하여금 준법정신을 키우고 공익 활동에 대한 보람과 리더로서의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보이스 피싱 등 서민 범죄 발생이 높아지고 있는데 평택경찰의 대응은?
보이스 피싱 범죄가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평택경찰서에서도 작년 한 해 229건이 발생하였고 피해 금액은 총 45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피싱 범죄의 특징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 피해자가 심리적 지배상태에서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 피해 금액이 크고 회수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본인이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응대하지 않는 등 충분한 홍보를 통해 개인이 조심하면 범죄피해를 막을 수 있고, 절반 이상이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인출하여 이를 전달받는 형태여서 금융기관 종사자들께서 연세가 있으신 다액 현금인출자들을 상대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시고 의심스러울 때 경찰에 연락해 주시면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평택경찰은 평소 통장, 이장단 회의, 경로당, 노인대학에 진출하여 보이스 피싱의 유형, 대처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8월 관내 72개 전 금융기관과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경찰 신고를 통해 범죄예방에 기여하신 금융기관 종사자들께 경찰서장 감사장을 전달해 오고 있습니다.
▲ 경목위원회와 면담하고 있는 장정진(가운데) 서장
- 취임 후 검거된 범죄 발생된 사건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은?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입니다. 2월 22일 안중읍에서 1억 원 피해 사건이 발생한 후 1차 수거책, 2차 수거책, 송금책 등을 잇달아 추적 검거하면서 한 달 만에 조직원 9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하였으며, 중국에 소재하고 있는 총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 9명 중 7명이 중국인이었고, 총 범행 액수는 6억2천만 원이었는데 범행 현장과 조직 사무소에 보관 중이던 현금 3억5천만 원을 압수하여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통상 현장에서 돈을 수거하는 1차 수거책만을 검거하다 보니 위 상선까지 추적이 안 되고 피해 금액도 회수가 안 되었으며, 문어발 자르기 식으로 수거책이 검거되면 다른 수거책을 구하면서 범행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악순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1차 수거책을 검거한 후 상선이 검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형사가 수거책을 완전히 장악하고 함께 이동하면서 휴대폰 통신을 유지하면서 2차 3차 수거책, 그리고 최종 범행 금액을 수거해서 중국으로 송금하는 사무실까지 확인해서 급습한 사건입니다.
이외에도 7월 14일 길을 잃은 3살짜리 막내 여동생과 이를 찾아 나선 8살, 11살 오빠들의 눈물의 상봉을 도운 안중파출소 경찰관과 9월 5일 화재 현장 불길 속에서 침착하게 초등학생을 구조한 포승파출소 경찰관이 기억에 남습니다.
평택경찰은 평소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즉시 응답하는 것이 경찰의 최우선 책무라는 인식하에 모든 경찰 활동의 기준을 국민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추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화재 현장에서의 초등학생 구조, 삼남매 눈물의 상봉 미담 등은 이러한 평소 활동의 결과이며, 국민 여러분께 시민의 요구에 즉시 응답하는 믿을 수 있는 경찰이라는 감동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끝으로 평택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난해 7월 서울 신림동, 8월 분당 서현역에서는 아무런 이유 없이 지나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사상자를 발생케 한 소위 이상동기범죄가 발생하였고,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 올해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건 등은 모든 것이 안정적이고 평온해 보이는 대한민국의 일상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과거 경찰 중심의 범죄예방 활동, 사후적·검거 위주의 경찰 활동으로는 현대 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더구나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평택경찰은 이상동기범죄에 제대로 대응하고, 현대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시민 안전 위해요소를 제거하며,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체감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체의 안전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책임 있는 행동에 의해 확보될 수 있다는 지역공동체 치안활동에 주목하고 작년부터 평택형 시민안전모델을 구축·추진 중에 있습니다.
모든 경찰 활동에 시민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그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경찰 활동과 지역공동체 경찰 활동 사항을 적극 홍보하고 그 성과에 대해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시민경찰로서의 참여의식과 자부심을 제고하고 준법정신을 고양하고 있습니다.
범죄로부터의 안전, 교통사고로부터의 안전, 각종 재해 재난으로부터의 안전, 산업현장에서의 안전, 아이들의 학교에서의 안전 등 경찰의 활동은 모든 안전 분야로 확장되어야 하며 그 중심에는 경찰과 함께 시민이 있어야 합니다.
시민이 곧 경찰이고 경찰이 곧 시민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인식 변화, 참여와 도움 없이는 충분히 안전한 사회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평택경찰은 앞으로도 경찰 본연의 임무인 범죄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뿐만 아니라 모든 안전 분야에서 시민, 지자체, 여타 국가기관과 함께 협력 대응함으로써 세계 반도체 수도, 안보도시는 물론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평택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