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 천년고찰 마곡사를 찾아서

 나는, 초여름 주말을 맞아, 차를 몰고 온양, 유구를 거쳐 마곡사를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절 안으로 들어서니 볼거리들이 많았다. 경내를 돌며 여기저기 안내판을 살펴보았다.

 마곡사는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신라시대의 고찰이다.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本寺)이기도 하다. 현재 충청남도 70여 개 사찰을 관리하고 있다. 태화산 마곡사 사적입안(泰華山麻谷寺事蹟立案)의 기록에 의하면, 서기 640년(신라 선덕여왕 9)에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慈藏)율사가, 통도사·월정사와 함께 창건한 절로 되어 있다. 그 후, 여러 차례 화재가 있었으나,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 지눌(知訥)에 의해 중건되었다.

 사명(寺名)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자장이 절을 완공한 후 설법했을 때, 사람들이 삼(麻)과 같이 빽빽하게 모여들었다고 해서 마곡사라 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신라 무선(無禪)대사가 당나라 마곡보철(麻谷普澈) 선사에게 불법을 배웠기 때문에, 스승을 사모하는 마음에서 마곡사라 했다는 것이다. 마곡사 터가 삼밭 골짜기였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도 한다.

 마곡사는 고려 문종 이후, 100여 년간 폐사되었다. 도둑떼의 소굴이 되었다가 1172(명종 2)년에 보우선사가 왕명을 받아, 자신의 제자 수우(守愚)와 함께 왕으로부터 하사 받은 전답 200결(160만 평)으로 중창했다. 당시 사찰의 규모는 지금의 2배가 넘는 대가람이었다. 이것이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 그리고 1650(효종 1)년에 주지 각순(覺淳)의 노력으로 얼마간 옛 모습을 찾았다. 그러나 1782(정조 6) 년에 큰 화재로 영산전과 대웅전을 제외한 1051여 칸의 건물이 소실되었다. 대광보전은 1788(정조 12)년에 재건되었고, 영산전과 대웅보전은 1842(헌종 8)년에 개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항일독립운동가 김구가, 일본 헌병 중위를 사살하고, 잠시 은신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 절의 가람배치는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5층석탑(보물 제799호)이 남북으로 일직선상의 특이한 모습이다. 주변에 영산전(보물 제800호)을 비롯하여, 응진전,  명부전, 국사당, 대향각, 흥성루, 해탈문, 천왕문 등의 부속건물이 있다. 이밖에 중요문화재 감지은니묘법연화경 권1(보물 제269호), 감지금니묘법연화경 권6(보물 제270호), 석가모니불괘불탱(보물 제1260호), 동제은입사향로(지방유형문화재 제20호), 동종(지방유형문화재 제62호) 등이 있다. 

 마곡사를 나와 은적암 → 활인봉 → 나발봉 → 토굴암 → 유물관 (5.0km - 2시간 30분)으로 이어지는 등산 코스를 걸었다. 등산을 마치고 태화산을 감돌며 흐르는 계류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지웠다. 태화산에 개설된 송림욕장에서 지친 심신을 풀고, 차를 몰아 근처 온천에서 피로를 완전히 벗겨내니, 배가 출출했다. 다시 마곡사 밑의 음식점으로 갔다. 각종 산채며 버섯 찌개 등이 여느 관광지와는 다르게, 값이 저렴하고 맛깔스러워, 입맛을 당기게 했다.

 나는 마곡사를 벗어나며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겨울철에 다시 한 번 마곡사를 찾고 싶다. 눈 쌓인 마곡사는 진초록의 지금과는 또 다른 풍미를 줄 것이다.

■ 방영주 소설가·시인 약력

 <월간문학> 소설 당선, 소설집 <거북과 통나무> <내사랑 바우덕이> <카지노 가는 길>, 장편소설 <무따래기>(상·하권) <우리들의 천국> <카론의 연가> <국화의 반란> <돌고지 연가> <대무신왕> 등,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연락처 ☎ 011-227-0874, 주소: 450-760 경기도 평택시 평남로 281 삼성(아) 105동 805호, 이메일: youngju-5@hanmail.net)

※ 방영주 소설가·시인의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 '소설가 방영주의 세상만사(世上萬事)'가 연재됩니다. 시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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