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참꽃을 따 먹은 사내들이 죽었다

죽어서 한데 모여 탄부가 된 사내들은

마지막 탄차를 밀며

참꽃들을 뱉었다


새들이 메아리로 돌아와 울었다

부러진 꽃가지가 길을 낸 산마루

태백선 끊긴 소식에

천년 한도 꺾였다


참꽃 꺾어 막장 속 숨소리가 나는지

심장에 갖다 대고 쓸쓸히 들으면

오래전 불탄 집에서

우는 탄부가 있었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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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화절령花折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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