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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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국내 최고 권위의 기후경제학자로 불리는 홍종호 교수가 저술한 《기후 위기 부의 대전환》을 펴보면 책을 추천하는 글을 쓴 이아림(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은 ‘아직 늦지 않은 미래’란 말을 사용했다. 이 말을 접하는 순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주제로 머리에 새기고 묵상했다. 


2023년, 한 해를 살아오면서 숱한 소식을 맞았다. 무엇보다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전쟁이었다. 만화나 영화처럼 포탄이 떨어지고 건물이 파괴되고 인명이 살상당하는 장면을 매일 뉴스와 미디어 매체로 들었다. 전쟁에 대한 세계인의 분노와 시위 소식도 매일 같이 들려 왔다. 또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이 유린당하는 비극을 대책 없이 바라만 보았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생명과 문명, 자연과 윤리, 현재와 미래를 파괴한다. 그래서 전쟁만은 인류가 막아야 한다. 서로 타협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최악의 비인간적 행위를 중단할 평화의 수단이 필요하다. 외교와 협상, 강자가 먼저 종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직 늦지 않은 미래를 구해야 한다.


전쟁이 단기적인 위기라면 기후 위기는 장기적인 위기다. 기후 위기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동시에 미래를 재앙으로 몰아간다. 앞에 소개한 책에서 홍종호 교수는 2020년 이후 지구를 강타한 세 가지 위기인 질병 위기, 경제 위기, 기후 위기를 지적하면서 더 무서운 사실은 이 세 가지 위기가 서로 물고 물리는 순환 관계에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후 문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즉 “기후 위기 속에서 경제의 미래를 발견했다”라고 했다. 적극적인 기후정책이 경제발전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를 아끼고 탄소를 줄이는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며, 경제를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보고 있다. 아직 늦지 않은 미래를 모색해야 한다.


기후 위기가 세계적 위기라면 인구감소 위기는 한국적 위기다. 출산율 0.7% 수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국가 중 최하위이다. 학자에 따라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이대로 저출산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국가 소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서트(Ross Douthat)는 한국은 2060년대 말까지 인구가 3,500만 명 아래로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 결과로 노인세대 방치, 광활한 유령도시와 황폐화된 고층 빌딩,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해결할 대안은 있는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올해 12월 3일 ‘초저출산 및 초고령 사회: 극단적 인구 구조의 원인과 영향, 대책’ 보고서에서 OECD 평균 수준으로 출산율이 올라간다면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하향 조정,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일과 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한 가족지원 예산 등을 조정한다면 잠재성장률이 0.1%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직 늦지 않은 미래를 위한 대안이 아닌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쟁, 기후, 인구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정확한 해결책은 아니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방법을 찾는다면 암울한 미래에서 벗어나게 되지 않겠는가?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최재천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을 가리켜 ‘기후 바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한국 정부가 세계적인 이슈를 선점하는 일은 잘하지만 진정성 있는 태도로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지 않는다고 세계 각국이 지적했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아직 늦지 않은 미래는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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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아직 늦지 않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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