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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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필자의 고향 진해는 4월이 아름답다. 따뜻한 훈풍이 불어오면 벚꽃 소식을 맨 먼저 알려 준다. 올해는 기후변화로 지난 겨울이 따뜻해 봄이 일찍 찾아와 고향의 벚꽃 개화 소식도 어제 뉴스에서 보았다. 만개한 벚꽃이 도시를 가득 채울 때는 다른 화사한 도시로 변모한다.


지금은 지자체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축제를 계절마다 많이 열고 있다. 외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지역민의 수익을 창출한다. 이런 이벤트를 잘하는 지역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중에 남해군이 실시하고 있는 ‘남해살이’라는 프로젝트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필자의 절친 중에 복지 기관 실무를 거쳐 대학 교수직에서 은퇴한 사회복지 전문가가 있다. 그는 은퇴한 후 얼마 동안 귀농해 포도나무를 심고 농장을 운영했다. 그리고 한 해 전에 아내와 함께. ‘남해살이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그 기간에 남해를 두루 섭렵하듯 여행과 둘레길 걷기 등을 했다. 한려수도가 지나가는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와 해변, 소나무와 숲길을 걸으며 자연에 매료되었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잘 조성해 놓은 국립해양공원과 관광 명소도 많이 다녀 보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한 달살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민과 사귐을 가지면서 남해에 더 살아볼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일 년이 지났고, 부부는 결심하고 아예 남해에서 살기로 하고 최근 서울 집을 정리하고 남해바다가 보이는 집을 매입해 보수를 하고 이사했다. 아주 어릴 적에 입양한 이제는 삼십 대 청년이 된 아들에게 전셋집도 구해주고서. 


친구 부부에게 남해살이를 가능하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귀촌에 가까운 시골살이를 결심하게 한 사연은 따로 있어 보였다. 그들이 살게 된 지역민과의 사귐이었다. 동네 사람과 친밀해지고 소통을 잘하게 되었다. 동네 사람들이 금세 반갑게 그들을 맞이해 주어 결심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친구 부부는 무엇보다 한마음으로 오래전부터 섬 투어를 다니며 노후에 정착할 곳을 찾아다녔다고 했다. 제주도에도 가서 정착할 뻔 했지만 결정은 남해살이 후에 그곳을 낙점했다. 그들이 함께하는 부부 취향과 최종 결정하는 과정이 부러웠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남해살이 일 년을 지나면서 친구는 오랫동안 미루어 두었던 서양화 유화를 위해 다시 붓을 들었다. 그 지역의 동호회원들과 취미를 함께 나누다가 작품 발표회도 가졌다. 그리고 서울 한국미술대상전에 작품을 출품해 특선을 하면서 서울 종로에서 입상작품 전시회를 가졌다.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하 회식을 나누며 부러운 남해살이를 들었다. 아내는 남해 관광 명소를 안내하는 공식 해설자가 되었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김형석 교수의 ‘백 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접했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일찍 성장을 포기하는 젊은 늙은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친구 부부처럼 노년에도 자기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지 않은가. 부부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마음을 함께 하는 것이. 남해살이가 그렇게 살게 해주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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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남해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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