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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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지난 6월 10일 뉴욕타임즈에 ‘기적의 아이들’로 보도된 기사는 전 세계에 희망과 기쁨을 선사했다. 콜롬비아의 어린 4남매 이야기는 믿기 어려운 기적이었다. 


무려 40일 전에 4남매는 어머니와 조종사를 비롯해 총 7명이 탄 경비행기로 비행 중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 추락해 고립되었다. 어머니와 성인 2명, 조종사는 숨졌다. 하지만 4남매인 13세 맏누이 레슬리 무쿠투이와 9세, 3세, 생후 11개월 동생은 경이적인 생환을 했다. 


이 기적은 맏누이 레슬리가 엄마를 대신해 육식 맹수와 독사가 우글거리는 정글에서 강인한 생존력을 발휘한 덕분에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았다고 한다. 레슬리는 비행기 잔해를 뒤져 동생들에게 줄 먹거리를 확보했다. 그리고 야생에서 구한 과일과 씨앗을 먹었다고 했다.


얼마나 대단하고 대견한 일인가. 그런 위기 대처 능력이 어디서부터 나온 것일까? 어린아이가 두려운 상황에서 이렇게도 침착하게 행동할 수가 있었을까? 아마도 평소 부모의 강인한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맏누이 레슬리가 발휘한 능력은 한마디로 가족의 힘이다. 엄마가 눈앞에서 죽어 갔지만 동생들을 생각하면서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빠가 여기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며 행동을 취했을 것이다. 가족의 힘은 이처럼 초인적인 힘을 내게 한다. 어떤 위기도 능히 감당하는 위력을 가졌다.


올해 어린이날을 며칠 앞두고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두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한 30대 부부가 있었다. 무엇이 이들을 이런 지경으로 몰고 갔을까? 


평택에서도 일전에 30대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메모를 남겼다. “아들도 같이 데려간다” 이것이 어찌 데려가는 행위인가? 분명한 자녀 살해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믿고 의지했던 엄마 손에 영문도 모르고 모든 삶의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무엇이 모성애조차 헌신짝처럼 짓밟고 만 것일까? 진작 ‘가족의 힘’에 대한 인식이 비정한 부모에게 있었더라면...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고 비명의 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꿋꿋이 이겨 나가고 있다. 또 그리해야 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세상을 헤쳐나가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낼 수 있음이 가족의 힘인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일제강점기를 살아낸 민족이 아닌가. 필자의 아버지는 10대 후반에 일본으로 들어가 야학으로 고교과정을 밟으면서 낮에는 일하면서 학비를 벌고 밤에는 그토록 하고 싶었던 미술 공부를 했다. 해방 후 맨손으로 고국으로 돌아와 각 지방 도시를 돌며 극장 간판을 그리셨다. 생계의 수단이었다. 이로써 5남매에서 둘은 대학을, 하나는 전문대학을, 나머지 둘은 고교를 졸업하게 키우셨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결혼’이란 저서를 함께 저술한 ‘니키와 실라 리’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결혼이란 서로의 고통을 느끼고 서로의 약한 면을 감싸주면서 공통적인 인간성 속에서 우리는 서로와 관계를 맺는다. 상대방의 강함에서 환희를 느끼고, 성공으로 인해 기뻐한다. 부부는 조언자, 동료, 제일 좋은 친구, 평생의 동반자이다.” 

 

이런 관계를 성숙하게 만들어 나가는 가정이 되고 가족 구성원이 된다면 가족의 힘을 어떤 상황 속에서라도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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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가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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