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이원복(국민건강보험공단 평택지사 징수부장)
 
기고 건강보험.jpg
  옛 속담에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너무 오래 끌면 그 일에 대한 성의가 없어서 소홀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이어지는 간병활동의 어려움을 대변하기도 한다.
 
 인구 구조와 산업형태의 변화로 가족구조도 핵가족을 넘어서 1인 가족의 형태로 축소되고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는 현실에서‘가족이 아닌, 내가 아파도 ’간병할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2010년 ‘OECD Health Data’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15∼20명으로 미국의 4배, 일본의 3배로 다른 OECD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가족 내에서 이루어졌던 전통적인 간병 형태가 간병인을 고용하는 형태로 변화되었고, 이로 인해 드러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
 
 첫째, 간병인 고용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이다. 진료비의 두 배에 달하는 일일 7∼8만원씩 하는 간병비는 투병생활이 질병이 아닌 돈과의 싸움이 되어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현실이다.
 
 둘째, 간병인의 전문성 부족으로 중증환자를 다루는 일에 기본적인 의료지식조차 없는 경우가 대다수로, 전문 간병인이 되기 위한 간병사 교육과정 과 민간교육과정이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라 현실에선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질 낮은 서비스와 높은 비용부담으로 인하여 간병문제는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간병 부담을 낮추고 입원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013년 7월부터 병동에 전문 간호 인력을 추가 배치해 간병을 입원서비스에 포함해서 제공하는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비용도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종합병원 6인실 기준으로 하루에 5천 원 정도의 본인부담으로 비용대비 전문적인 양질의 간병서비스가 가능하다.
 
 고려대 의대 안형식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비록 시범사업 중이지만 포괄간호서비스를 이용해본 사람의 85%가 주위에 권고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도가 매우 높아 병든 가족을 돌보는 사회시스템으로써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 연말까지 시범사업 100곳으로 늘리고 2017년까지 지방 중소병원 중심으로 확대하고, 2018년부터 수도권과 대형병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면허소지자의 59%만 활동하고 있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인력난이 가장 시급하다. 지금도 지방이나 중소병원은 심각한 수준이며, 회의적인 입장인 대다수 병원들을 위해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되어야 하고, 간호서비스 질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구축 및 수가체계의 지속적인 개선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미 해외 선진국들은 병원의 기본입원서비스에 간병을 포함에 누구라도 전문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강보험에서 보호자나 간병인 없는 병원이 이제라도 추진하는 건 반가운 일이며, 산적한 과제를 얼마나 지혜롭게 푸느냐가 성공의 관건으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환자들의 바람이 더 이상 바람이 아닌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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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긴병에도 효자가 되는 포괄간호서비스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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