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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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기성(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
 
현대경제학은 1776년 ‘국부론’을 지은 아담 스미스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후에 많은 경제학 이론이 발전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비단 경제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현상에 대한 연구가 학문으로 발전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원리와 원칙, 이론들이 발전하는 것이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 재난이 있었으며, 인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도 각 종 재난에 최선을 다해 대응해 왔지만,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난을 예방하고 대응할 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접근이나 관심이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세계적으로 가장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재난관리를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곳이 미국이다. 이러한 성공에는 그동안 재난유형별로 지엽적이고 소극적이었던 대응체계를 모든 재난에 공통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체계로 변화시킨 통합적 재난관리체계로 전환한 것이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다. 또 하나는 이렇게 구축된 체계를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수년에 걸쳐 과거사례, 미국의 재난환경 분석,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국가사고관리체계(NIMS, National Incident Management System), 국가대응체계(NRF, National Response Freamework), 사고지휘체계(ICS, Incident Command System) 등과 같은 재난관리 표준이론과 체계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보완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재난안전관리도 이제는 보다 원리와 원칙을 가지고 표준화된 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할 때가 되었다. 금번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의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 실정에 맞는 재난관리 표준체계 마련이다. 재난관리 표준체계에는 다양한 원리와 원칙이 있을 수 있으나, 여기에서는 현장에서 작동하는 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모든 유형의 재난에도 적용될 수 있는 사고지휘체계이다. 현장에서 일사불란한 현장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지휘권, 재난현장 조직 편제, 현장대응 업무 변경·조정 등 한국형 재난현장 대응수습 표준체계를 정립한다.
 
둘째, 재난통신체계의 구축이다. 재난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재난현장에서 재난대응 참여기관 간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하나의 국가재난통신망을 사용하거나 표준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에서도 국가재난통신망 사업을 추진한다.
 
셋째, 재난자원 공동활용체계이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여러 지자체가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를 위해 평소에 자원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통합적으로 정보관리하고, 재난발생으로 자원 필요시에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체계이다.
 
넷째, 재난공보체계이다.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과 관련한 피해상황, 대응 및 복구상황, 피해자 지원 사항 등 다양한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국민과 재난피해자를 위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스터플랜에서는 누가 정보전달의 창구가 될 것인지 명확히 하고,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표준화하여 국민들과 재난피해자에게 공보서비스를 제고한다.
 
다섯째, 위의 체계를 지원하는 13개 필수기능 중심의 협업체계 구축이다. 모든 재난에는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 있는데, 상황관리 총괄, 의료방역, 긴급통신, 수송, 자원봉사, 환경정비, 응급복구 등과 같은 13개 필수기능이 그것이다. 이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들 간에 평상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재난 시에 현장을 지원하게 된다. 그 밖에 기관 간 명확한 역할체계 하에 반복적인 재난대비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재난이 갈수록 새로워지고 예측불가능해지고 있다. 해마다 겪어 보지 못한 대형사고도 늘고 있다. 이러한 재난상황에 임기응변적인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재난관리 표준체계 확립을 미루어서는 안 될 일이다.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과제도 있지만, 인내와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재난관리 표준체계의 확립이다. 우리나라가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재난에 대응하는 재난강국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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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이제는 표준화된 재난관리체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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