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서민호(본보 대표)

평택시는 지난달 24일 고질적인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쓰레기와 사랑과 전쟁’을 선포했다. 사실 평택시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에서도 도심과 골목 할 것 없이 무단 투기된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 아쉽지만 우리의 자화상이다.

평택시는 앞으로 불법행위 지역에 대한 현장 확인제를 시행하여 종량제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배출하는 쓰레기는 단계적으로 수거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 원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민감시원을 지정·운영하여 시민과 함께 합동단속 및 감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무단투기 신고자는 과태료 부과금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기준 평택시 생활쓰레기 총량은 9만6천2백 톤 규모였으며, 이 쓰레기의 수집·운반 및 처리 비용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종량제 봉투 및 스티커를 팔아 들어오는 수입은 35억8천만 원 정도도 집계되었으니, 나머지는 세금으로 처리한다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하면 쓰레기 불법투기가 많아질수록 시민의 혈세가 쓰레기의 수집·운반 및 처리 비용 더 쓰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전에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쓰레기 처리에 대한 의식조사를 수행한 결과, ‘최근 1년간 쓰레기 무단투기를 한 적이 있느냐(담배 및 휴지 포함)’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29.3%가 ‘있다’고 답했다. 이 응답자 중 남성(37.6%)이 여성(21%)보다 많았으며 나이가 어릴수록 쓰레기 투기가 많아 10대가 중·장년층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10대(40.2%), 30대(37.5%), 20대(35.1%), 40대(23.3%), 60대(20.7%), 50대(1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 전체 응답자 96.1%가 ‘신고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반면, 응답자 69.1%가 ‘쓰레기 투기 신고에 대한 포상이 있을 경우 신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쓰레기 불법투기 포상제에 대해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무단투기행위로 적발 시 관련법에 따라 최고 1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며, 블랙박스 및 휴대폰 촬영 등으로 무단투기행위를 신고한 시민에게는 그에 따른 과태료 부과 시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 위반행위별 쓰레기 무단투기 신고포상금은 ▶별도의 기구 없이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리는 행위는 1만원 ▶생활폐기물을 비닐봉지에 담아 아무데나 버리는 행위는 3만원 ▶사업활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기물(건축폐재류 등)을 버리는 행위 등은 5만원~10만원이다.

무단투기행위를 발견한 시민은 평택시 인터넷홈페이지(시장에게 바란다) 및 스마트폰(생활공감지도 www.gmap.go.kr에서 ‘생활불편 앱’ 다운)을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신고(관련 사진 또는 영상 첨부)하거나 해당 읍·면·동에 관련 자료를 지참하여 방문 신고하면 된다. 이래서 아쉽다. 쓰레기 불법투기에 있어서 이해와 설득을 통한 행정이 통하지 않으면 감시를 통한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행정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

이와는 별도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택가, 원룸 밀집지역 골목에도 분리수거함을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예산을 들이기보다는 작고 효율적인 분리수거함을 설치했으면 하고, 설치된 분리수거함은 주민 스스로 관리될 수 있는 주민관리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옳을 듯싶다. 또한 관리에 있어서도 사회적일자리 창출 개념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이다.

거창하게 거리의 청결이 선진국 지표로 사용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현실에서 우리 모두는 정치인, 지자체, 각 정부 기관의 혈세낭비에는 쉽게 목소리를 높이고 또 쉽게 흥분한다. 하지만 어쩌면 평택시에서 전쟁을 선언해야만 할 정도로 문제가 된 쓰레기 무단투기 역시 우리가 쉽게 목소리를 높이고 흥분하는 또 다른 모습의 혈세 낭비일 것이며, 거리낌 없이 우리들의 양심을 거리에 버리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쓰레기와의 전쟁',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운 대목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17982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데스크칼럼] 쓰레기 무단투기, 행복하십니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