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김선우 기자

 평택보건소가 최근 발표한 ‘2013년 평택지역 사망원인통계’를 들여다보면 지난 한 해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39명에 달한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32.2명에 달하는 수치이며 전국 평균 28.5명과 경기도 27.9명에 비해 월등히 많고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도 자살률이 10위에 이르는 불명예이기도 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남성이 104명으로 여성 35명보다 두 배가량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30~4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고, 자살의 동기로는 우울증이나 정신과적 증상이 37.9%,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31.2%, 경제적인 문제 10.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는 지난 10월 말 관내 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자살시도자는 195명으로 집계됐고, 이를 일일 평균으로 나누면 0.65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자살사망 예방은 우리시의 지역구성원들이 공동으로 대응해야하는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11일 평택시청 복지관련 부서, 평택교육지원청, 경찰서, 소방서, 21개 중학교, 정신의료기관, 복지관, 상담센터 등 관내 64개 협력기관 등의 실무부서가 참석하여 '2014 생명존중 위기관리 공동대응 협의 회의'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평택시 자살률 감소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자살은 전 세계적으로는 전체 사망 원인의 15번째 원인이지만 한국에서는 4번째에 올라 있다. 이러한 위기를 증명하듯 지난해에만 400편 이상의 자살 관련 학술지 및 학위논문이 쏟아져 나왔다. 또 10년 이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며, 전국 평균보다도 자살률이 높은 평택시의 현실이기도 하다.

 자살은 개인적 행위지만 사회적 책임이 필히 동반되기 때문에 이제 우리 지역사회가 자살을 생각하는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근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때다. 사실 우리 사회는 생명 끈을 맥없이 놓는 우리 이웃들의 고민을 들어줄 겨를도, 여유도 없었다. 또한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상담할 수 있는 ‘자살 예방 센터’나 ‘생명의 전화’는 전국에 손꼽을 정도이다. 심하게 말해 전무한 상태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평택시도 예외는 아닐 것이고.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을 통해 자살은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라 사회의 속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주장했다. 물론 뒤르켐에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필자 역시 자살은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사회의 질병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살위험군에 속하는 우리 지역사회의 극빈층, 빈곤·질병·외로움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노년층, 장애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지역구성원들의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또 성적과 진학 문제 등 학업 스트레스, 학교·가정폭력, 집단따돌림 등 심리적인 압박과 열악한 주변환경에 놓인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에 대한 전문가 상담, 자살예방 프로그램 활용 등 자살 예방 대책도 절실하다.

 이와 더불어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의 삶의 질과 행복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 수정, 학교·직장에서의 무한경쟁으로 야기되는 소외와 박탈로부터의 자유, 생명경시 풍조에서 인간존엄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 존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더불어 살아가는 것, 또 지역공동체 성원으로서 주변의 이웃들부터 사랑하자. 있고 없음을, 더 배우고 못배우고,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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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평택, 한 해 자살사망자 139명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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