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서민호 본보 대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9시 등교'가 교육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난히 진보적 성향의 당선자가 많았던 이번 교육감 선거였던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재정 교육감의 ‘고등학생 야간 자율학습 폐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축소’, ‘초·중·고교생 등교시간 9시’ 등은 이제까지의 교육정책과 궤를 달리하고 있어 호불호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경기도의 모든 초·중·고교생이 9시에 등교하자는 '9시 등교' 정책은 2학기부터 실시될 예정이어서 학생, 학부모들에게 큰 관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9시 등교'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고, 더 나아가 첨예한 대립양상까지도 엿보인다.

 우려의 목소리 대부분은 전국 시행이 아닌 만큼 경기도 학생들만 아침 자습시간을 빼앗겨 성적이 낮아지지 않느냐란 걱정부터 시작해 출근시간이 9시 이전인 맞벌이 부부의 자녀인 경우에는 학생 혼자 집에서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가는 부분, 특히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은 학교장의 권한인데 교육감이 등교 시간 전체를 통일시키고자 한다면 학교장에 대한 월권행사라는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다. 모두 일리는 있다.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은 등교시간을 늦춘 5개 학군 학생 9,000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분석한 결과 오전 7시 30분 등교 때에는 학생들의 3분의 1만 8시간 이상 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등교시간을 8시 30분으로 늦춘 뒤 학생들의 60% 가량이 8시간 이상 잠을 잤다고 밝혔다. 잠을 덜 잔 학생들의 우울증 및 약물, 알코올 섭취와 마약 사용률이 잠을 많이 잔 학생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등교시간을 늦추는 미국의 학교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년 동안 캘리포니아 롱비치와 조지아 데카투어, 오클라호마 스틸워터가 고등학교 등교시간을 늦췄고, 버지니아 페어팩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등도 등교시간을 늦추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필자의 개인 견해지만 학생들에게 ‘아침이 있는 삶’을 만들어주기 위한 본래의 목적과 취지가 어른들의 견해만을 앞세워 훼손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 쉬운 부분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고통 받지 않으면서 행복한 교육 안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계가 달라졌으면 한다. 이 부분은 소위 보수와 진보의 구분과는 별도로 교육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입시를 앞둔 우리의 아이들이 새벽 시간에 아침밥도 먹는 둥 마는 둥하면서 등교를 서두르는 모습, 익숙한 풍경 아니었는가. 많은 논란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어른의 입장보다는 아이들에게 ‘아침이 있는 삶’을 만들어 주는 것. 큰 의미에서 교육일 것이고, 더 나아가서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르쳐 주는 것일 것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8302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데스크칼럼] 9시 등교와 ‘아침이 있는 삶’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