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서민호 본보 대표

 지난 22일 오후 2시 평택시는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일원에 건립될 평택 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에 합의했고, 뒤늦게 투자협약 소식을 접한 관내 시민단체와 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설 인근 주민들은 위험시설로 인한 삶의 질 저하, 특혜 여부 등 평택시를 성토하고 나섰다. 필자 역시 이번 연료전지발전소 건설사업 투자협약을 바라보며 지적에 앞서 시민, 주민이 존재하지 않는 개발사업, 건설사업이 그저 세계 최대 규모만 앞세우면 주민 동의도 없이 진행되는 것인지 평택시에 묻고 싶다.

 물론 강제성이 없는 투자협약이지만, 지난 6~7년간 지역사회 혼란과 분열을 부추겨 온 브레인시티개발사업 역시 투자협약부터 시작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이번 건설사업에 있어서 크게 몇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번째 문제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GK홀딩스의 보도자료를 참고삼아 경기도와 평택시가 그대로 옮겨 적은 것으로 보인다. 총투자규모 2조원, 1단계 100MW급에 5천억원이 투자된다는 점을 GK홀딩스 대신 중앙, 지방, 지역 언론에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설파하고 있는 모습은 어색하기만 하다.

 더욱 실망스러운 점은 본보 취재기자가 경기도, 평택시 담당부서에 총투자규모 2조원, 1단계 사업 5천억원에 대한 산출 내역과 근거를 물었지만, 잘 모른다는 답변을 들었다. 더 나아가 경기도 담당부서 담당자는 "GK홀딩스가 전해준 보도자료를 참고해 보도자료를 만들었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할 말이 없다. 무슨 사업진행이 이리 무원칙하고 무책임 할 수 있는가. 머리가 아파온다.

 두번째, 그동안 포승읍 주민들은 평택 LNG 생산기지 저장탱크가 지상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가스 누출 시 폭발 위험 등 누가 보더라도 많은 희생을 감수해왔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지난 2012년 정기순회 점검 시 총 23기(지상식)의 저장탱크 중 14만㎘(6만9천톤)의 액화천연가스(LNG)가 저장된 14호 탱크 상부에서 250ℓ의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밝혀져 지역사회는 물론 인근 지역주민들 모두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료전지발전소 건립에 있어서 이제까지 희생을 묵묵히 감수해 온 주민들의 동의는 얻었는지, 아니면 자세한 설명은 있었는지 궁금하다.

 현재 시가 무상제공하기로 한 약 1만7천여평의 '냉열사업부지'는 주민들의 희생과 많은 노력으로 얻을 수 있었다. '따라오면 된다'는 일방적인 사업추진은 옳지 못하다. 그렇지 않아도 위험시설물 속에 살아 온 주민들이 또 다른 위험시설물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필자라도 반대하고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번째, 필자가 알기로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GK홀딩스는 평택시에 사업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3~4월경 평택시는 특혜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올 하반기에 공모사업으로 진행한다고 GK홀딩스 측에 공문을 보냈다. 당연한 처사다. 시유지를 무상제공 하는데 있어서 공모는 어쩌면 투명한 건설사업과도 연결될 것이고, 해당 주민들과 사업 전반에 대한 의견을 공청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또한 여기에 GK홀딩스 측은 지난해 사업제안서에 신규고용 약 10여명으로 제출했지만, 어떤 이유에서 신규고용 500여명, 간접고용 3,000명으로 부풀려졌는지 GK홀딩스 측의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GK홀딩스의 보도자료를 그저 인용한 경기도와 평택시에 건설사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지 않겠는가.

 민선6기 평택시 집행부에 바란다.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이번 투자협약에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도 외면당해 시의장, 시의원들조차 참석하지 못했다. 시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야말로 어떤 개발사업, 건설사업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시민이 없는, 주민이 없는 개발사업, 건설사업은 지역의 극심한 분열과 혼란을 부추길 것이다. 이미 브레인시티개발사업을 통해 열심히 학습하지 않았는가. 민선6기가 출범하면서 공재광 시장은 "소통과 융합으로 평택을 신성장 경제신도시로 만들겠다"고 시민에게 약속했다. 이번 평택 연료전지발전소 건립 추진에 있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와 시민단체들의 지적부터 청취했으면 한다. 그러한 부분이 공시장이 시민들에게 약속한 '소통과 융합'일 것이고, 공시장이 꿈꾸는 신성장 경제신도시를 향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겐 4년의 임기가 정해져 있지만, 평택시민, 주민들에게는 임기가 없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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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시민과 주민이 없는 '평택 연료전지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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