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한국석(유에스앤코리아 문화교류회 대표) 
  
 "모두가 내 마음 같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평택시 영어교육센터(이하 영어센터)를 바라보는 학원관계자들의 마음, 시민의 마음, 공무원의 마음이 그렇다.

 학원대기업이 운영하는 영어센터 수송차량들은 이 시간에도 평택시 전역을 누비고 다닌다.  경기가 좋지 않아 학원생들이 줄어들수록 관내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학원장들은 평택시 교육행정에 더욱 분노한다.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보조금을 받는 업체가, 본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 프렌차이즈 학원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도, 같은 부모로써 공감이 간다. 하지만 영어센터는 어느새 시민들을 분열시키는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공무원들도 영어센터 관리권한을 서로양보(?) 하겠다며 책임을 떠넘기려는 눈치이다.

"영어센터 왜 만들어 졌는가?"

 용산미군기지 평택 이전이 최종 결정되었다. 외국인 이웃과의 소통을 위해 영어교육을 강화하자며 지자체 최초로 평택시 ‘영어진흥조례안’이 만들어진다. 조례안에 따라 영어진흥팀도 신설된다. 영어센터설립은 평택시의 중점사업이 되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지난 2009년 9월 개관했다. 그런데 그동안 영어센터가 보여준 결과는 너무도 초라하다. 남부영어센터는 매년 시설운영비와 외국인강사 등 인건비로 약 5억 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반면 자부담인 수강료 수입은 수강생 감소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북부지역(송탄) 영어센터는 완공 된지 5년이 되었지만 개점 휴업상태다. 학원연합회가 생존권 차원에서 반대하기 때문이다. 사람 왕래가 뜸한 북부센터는 밤이면 청소년들이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겨울철이면 동파를 방지한다는 이유에서 빈 교실에 켜두는 히터 난방비로 혈세가 줄줄 세고 있다.

"학생교육은 학교, 시민교육은 지자체가 주체"

 용산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되면 주한미군, 가족 그 외 관계자 약 7만여명이 우리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그들과 소통에 필요한 영어를 배울 성인대상 교육기관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어진흥조례의 본래 취지대로 우리시는 영어센터를 활용하여 시민(성인) 영어교육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관내에서 소규모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학원장이자 시민인 그들을 울리고, 세금도 낭비하는 명분 없는 ‘학원사업’에 더는 미련을 두지 말고 손을 떼길 바란다. 학생들의 영어교육은 일선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맡기자. 그동안 대기업 배만 불렸던 보조금은 공교육 살리기 재원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세금 먹는 하마’이며, 갈등의 진원지 영어센터를 평택시가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 속히 시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시민이자 동시에 영어교육현장에서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학원운영자, 관계자들의 마음, 결국 그들이 시민이다. 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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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평택시 영어교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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