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01(토)
 
좋은 플랫폼 구축해야 4차 산업혁명 ‘선도’
 
“시립대학 설립 통해 청년세대 정주 여건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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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시와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주관하고 평택시의회가 후원한 제4회 평택로컬포럼이 ‘지역인재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지난 22일(목) 평택대학교 제3국제관 e-컨버전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지역인재 양성과 교육 불균형 해소를 위한 소외계층 자녀 지원, 지역 문화예술인 육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으며, 이에 대한 토론자들의 심도 있는 논의들이 이어졌다.
 
 기조발제에서는 한글과 컴퓨터 대표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하진 전 의원이 4차 산업혁명이 미치는 영향과 새로운 산업혁명 시기에 적합한 인재 육성 방안 설명 및 평택시가 인재육성을 위해 준비해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맞춤형 인재 육성에 행정, 교육기관, 기관 및 단체 등의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힘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
 
 한연희 부시장은 인사말에서 “제4회 평택로컬포럼의 주제가 시의적절하다. 인재양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주제”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기를 맞아 인재 육성방안에 대한 좋은 의견들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기조발제<전하진 전 한글과 컴퓨터 대표(19대 국회의원)>
 
“영적·창조적 감성 이용한 분야에서 일해야”
 
 지금의 상황을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그동안 축구만 해왔지만 이제는 야구를 해야 할 시점이 됐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전과는 다른 새로운 규칙을 익혀야 한다. 3차 산업혁명까지는 인류의 일자리를 늘려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줬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시대가 된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조선, 철강, 에너지, 금융, 교육, 전자, 자동차산업 등 거의 모든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할 것이다. 자동차산업이 대표적으로 지난해 모든 자동차 회사가 저성장을 면치 못했지만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사는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동차의 심장인 내연기관 엔진을 전기가 대신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했고, 감각도 기계가 대신했는데 이제는 머리도 기계가 대신하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산업화와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인간사회는 촘촘하게 네트워크화 됐고, 인간노예가 기계노예로 대체됐으며, 기계가 점차 인간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생산라인에 70명을 고용해 운영했던 한 공장이 자동화기계를 도입하니 6명으로 인력을 줄일 수 있었고 불량률도 적을뿐더러 고품질의 물건을 생산할 수 있었다. 기계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능력치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이제는 기계와 인공지능에 내줘야 할 자리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 세상은 빠르고 분명하면서도 거세게 변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사라진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가장 확실하게 반증한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석유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진단했다. 지구상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만으로도 인류가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경로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그동안 태양에너지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에너지 저장 문제는 연료전지 기술의 발전 덕분에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곧 실생활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전지가 상용화될 것이다. 고가였던 연료전지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떨어지고 있다. 가성비를 갖춘 연료전지가 세상에 나오는 날 세상은 확 변한다. 지금과 같은 집중형 에너지기반이 아닌 분산형 에너지기반이 되면 자급자족의 기틀을 갖추게 된다. 생산의 기능이 대량으로 양성한 인력을 설비 인프라에 투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기업에서 소규모 단위 또는 개인으로 넘어가고 있다. 3D 프린터가 대표적인 예로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직접 생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주거지역, 상업지역, 녹지지역, 공업지역으로 나뉜 틀을 오가며 불편을 겪고 있지만 한 마을에서 모든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지금은 좋은 스펙을 가지고 특정 집단에 소속되기를 바라지만 앞으로는 본인 스스로가 중심이 될 수 있다. 중심이 되는 사람은 자기만의 스토리, 공감대, 회복,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어야 한다. 인간의 지적능력과 근력, 감각을 이용하는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하는 것을 두려워말고 영적·창조적 감성을 이용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지정토론<조현수 평택대학교 교수>
 
“산업인력 양성만 고집해선 미래 없어”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데 사실 바뀌는 게 두렵기도 하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준비 기간도 짧고, 아직 정확한 목표도 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기존에는 대기업이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을 감소하고 기술을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였지만 4차 산업혁명기에는 주도세력의 판도가 변한다. 작은 회사나 개인이 대기업에서 만들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정보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갖춘 회사들이 주도세력이 된다.
 
 평택도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어내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평택이 지금처럼 산업 현장만을 고려한 인력 양성을 고집한다면 미래는 없다. 미래세대를 이끌어 갈 학생들을 새로운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로 양성하지 않으면 평택과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둡다.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 양성을 위한 방향성을 먼저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기업·지자체·교육기관 등 동원 가능한 모든 기능들이 네트워킹해서 통합적으로 판단하고 준비해야 한다.
 
 플랫폼을 잘 만들면 100만 도시로 키울 필요가 없다. 고등교육협의회나 지역발전연구단체, 교육청 및 상업·공업고등학교 중 어디서든 플랫폼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플랫폼에 의해 지역대학을 비롯한 인력양성 교육기관이 지역맞춤형 인력을 양성해 공급하면 평택시의 고용시장은 안정될 되고 국내 지자체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 토론<김혜영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소외계층 교육 지원 “소통 통해 필요한 부분 채워줘야”
 
 예전에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니다. 경제력에 따라 교육성취도에서 차이가 확연하고 미래를 결정하기도 한다. 평택에 애향장학재단이 있는데 지원대상을 단순히 성적이나 생활수준에 의해서만 결정하고 있다. 소외계층 자녀들을 포함해 좀 더 폭 넓게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지역 청년들이나 인재들이 평택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 중에 문화 인프라 부족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또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탈북이탈주민들의 자녀들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 그동안 노력은 해왔지만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아 정말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한 것 같다. 교육 현장에서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상담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제대로 알고 고민을 해소 시켜주거나 정신적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데 부모들이나 교사들이 이전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아이들은 이미 앞서가는데 못 쫓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학교 교과 과정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시의회 차원에서 시 관계부서와 함께 앞서 말한 부분들을 진정성 있게 접근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토론<박명호 평택저널 대표>
 
애향장학재단 장학금 “맞춤형 인재 육성해야”
 
 지역에서 맞춤 인재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요구되어 왔는데 평택시애향장학재단이 지역에서 필요한 맞춤인재 육성이 반영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단은 그동안 선발기준, 대상, 자격, 사회적 약자 배려 등에서 비교적 체계적이고 공정한 집행이 되도록 했다.
 
 그러나 ‘지역 맞춤형 인재육성’ 측면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맞춤형 인재 육성은 하나의 트렌드가 된지 오래다. 재단도 장학생 선발 기준에 평택지역의 맞춤형 인재 육성 의지가 반영되어야 한다. 평택시가 지향할 도시 성격에 맞춰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립장학금’ 몫은 그대로 둔다고 하더라도 방향도 목적도 불분명한 성적중심 일변도의 ‘애향장학금’ 일부를 분야별 필요인력 육성에 투자해야 한다.
 
 사람이 곧 희망이다. 평택시애향장학재단은 지역에 필요한 사람을 키워내고 인재를 육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평택지역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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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서민호 평택자치신문 대표>
 
“시립대학 설립 통해 교육과 취업 희망 줘야”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만 지역의 인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생활하며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학생들이 지역인재라는 사고의 변화가 필요하다.
 
 2016년 기준 평택시의 고등학교 3학년 졸업생은 17,762명이고, 이 가운데 일반계 고등학생은 14,778명으로 83.2%, 실업계 고등학생은 2,984명으로 16.8%를 차지하고 있다. 69.8%의 전국 대학 진학률을 대입해보면 평택 관내 고졸 졸업생 17,762명 가운데 약 12,400여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지만, 문제는 평택에서의 대학 선택권이 너무 좁기 때문에 결국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과 충남·북 지역에 소재한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문제는 졸업 후에도 평택을 떠나 전공과 무관한 직종에 종사하거나 적지 않은 졸업생이 비경제적활동인구로 전락하고 있다.
 
 시립대학 설립은 그저 평택지역 학생들의 대학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평택시의 교육, 취업, 결혼, 육아를 동시에 지원해 나갈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의 첫걸음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시립대 설립을 위한 예산 문제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캠퍼스 조성이 아닌 국제교류센터, 시청 대회의실, 여성회관, 남부·북부·서부문예회관 소공연장, 주민센터 등 관내 기존 문화교육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유지를 활용해 소규모의 캠퍼스를 조성한다면 평택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예산만으로도 캠퍼스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시립대학 설립을 위한 예산 투입은 교육을 위한 단순한 시혜 차원이 아닌 평택시의 사회·경제·문화·교육의 전반적인 분야를 보완하는 동시에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판단된다.
 
 평택시가 경기 남부의 거점 도시이자 신성장 경제 신도시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구감소에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구증가 및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많은 고심과 시책개발이 필요한 시점으로, 시립대학 설립 역시 청년세대의 교육과 일자리 창출 및 인구감소에 중·장기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시책의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구성원들의 평택시립대학 설립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함께 작은 예산으로 평택시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시립대학을 설립·운영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 취업, 결혼, 육아에 대한 미래가 있는 평택시를 만들어 간다면 청년세대들이 평택을 떠나지 않고 정주할 것이며, 이는 평택시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오롯이 이어질 것이다.
 
■ 토론<한효석 인천대학교 교수>
 
“산업화보다 문화예술 발전이 더 지속가능한 발전”
 
 평택에 삼성전자가 들어오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가 만들어지고 있어 많은 시민들의 우려와 기대가 크다. 과연 산업단지가 평택의 미래를 키워줄 것인가? 환경적인 문제나 제조업의 쇠퇴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문화·예술·관광 도시인 베니스는 방문 예약제를 도입하기 위한 검토 중일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는다. 그곳의 사람들은 공장도 공해도 없고, 위험한 일자리도 없지만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 일부 행정조직이나 단체가 문화예술분야를 이끌어 갈 수는 없다.
 
 평택도 문화재단설립이 시급하다. 문화재단을 통해 체계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각 부문에 대한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창작센터 건립도 필요하다. 지역작가와 외부작가를 반반씩 유치해서 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창작센터는 단순히 창작과 발표의 장을 떠나 협업과 융합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보다 더 활성화 되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재교육장이 된다.
 
 세계 곳곳에서 미술의 한 분야나 음악회만으로도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풍족하게 살아가는 도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산업화보다는 문화예술분야 발전이 훨씬 더 지속가능하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    
 
■ 좌장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네 번째 포럼 주제로 어떤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시점에 어떻게 지역인재를 육성하고, 네트워킹 시킬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자 ‘4차 산업혁명 시기 지역인재 육성방안’을 선정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토론 과정에서 제안된 플랫폼 구축, 시립대학,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는 맞춤형 인재 육성 방안 마련 등의 연구 및 검토가 필요하다. 오늘 포럼에서 인재육성에 관한 총론과 전략적인 부분, 구체적인 부분들이 많이 제시됐는데, 이 내용들을 시와 시의회, 관련단체에서 함께 논의해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 기사는 평택자치신문, 평택시민신문, 평택신문, 평택시사신문, 평택저널 5개사가 공동 취재했습니다>
 
  김지영/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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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평택로컬포럼, ‘지역인재 육성 방안’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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