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본보 안연영 기자는 지난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캄보디아 한인회를 찾아 교민들의 생활상과 함께 교민들이 캄보디아 시엠립 주민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밀착 취재했다. 또한 캄보디아의 문화재를 답사했다. 총 10회에 걸쳐 안연영 기자의 캄보디아 방문기가 연재된다. <편집자 말>

■ 캄보디아 교민의 삶과 고향에 대한 향수

 윤 전 사무국장은 교민 대부분이 향수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교민 사회 자체에서 농악단을 만들고, 또 자주는 아니지만 자신들이 어렸을 적 한국에서 경험했던 민속굿도 지내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3일째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한인회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속굿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민속굿 역시 자원봉사 및 후원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한 한국인들이었고 '일월성신', '진영선생'이라는 봉사자들이었다. 매년 캄보디아를 방문해 고아원에 옷과 신발, 쌀, 학용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한인회와 인연이 닿아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올 때마다 한인회 및 교민들을 위한 민속굿을 지내고 있다. 민속굿을 지내는 동안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눈을 감고 상념에 잠긴 모습이었다. 아마도 당신들의 어릴 적 한국에서의 기억들을 돌아보고 있었을 것이다.

 다음날 일찍 민속굿을 진행한 '일월성신', '진영선생'의 봉사활동 취재에 나섰다. 이날 두 분은 필자와 함께 시엠립 캄퐁플럭 초등학교를 찾아 국내에서 가져간 의류·학용품 등 후원 품을 전달하고 현지 봉사활동을 가졌다. 이번 봉사활동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생 500여 명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두 분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으며, 교민들을 민속 굿으로 위로하고, 또한 시엠립의 아동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밀 그대로 '일석이조'의 뜻 깊은 봉사활동으로 보였다.

 오후에도 봉사활동의 강행군이 이어졌다. '일월성신', '진영선생' 두 분은 나이가 젊어서인지 필자는 두 분의 봉사활동 밀착취재가 고역이었다. 시엠립에서 조금만 시 외곽으로 나가도 오지마을이 수두룩했다. 오후에 들른 고아원에서는 아이들에게 학용품과 의류, 신발, 쌀, 식료품을 전달하고 아이들과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많은 대화와 웃음으로 소통했다.
 
 '일월성신' 이진영 선생은 "캄보디아에는 매년 교민들의 민속굿을 위해 방문하고 있다. 방문하면서 느끼는 점은 교민들이 시엠립 현지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명 받았다"며 "이후 교민들을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할 때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찾아 조그만 정성이지만 함께 나누고 있다. 앞으로도 시엠립 현지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사랑나눔에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진정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이 집중되어야

 캄보디아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지구촌의 사랑나눔은 계속되고 있지만, 유럽 관광객들이 고아원 방문 일정을 끼워 넣는 '볼런티어 관광(Volunteer Tourism)'은 문제점으로 일부에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시류에 따라 대략 2000년대 초중반부터는 캄보디아에 가짜 고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먼저 언급한  '볼런티어 관광' 패키지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캄보디아의 고아들도 늘어난 셈이다. 

 소위 영리를 목적으로 한 비즈니스형 고아원들이 이곳저곳 들어서면서 '고아 품귀 현상'마저 빚어지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있었고, 일부 고아원 운영자들은 가난한 부모들을 만나 '아이의 기본 의식주는 물론이고 교육까지 시켜주겠다'고 설득해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데려온다고 했다. 

 또한 일부에서 자녀들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자식들을 고아원에 보내기도 했다. 부모들은 열악할 교육환경에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 고아원에 보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캄보디아 고아원에 수용된 어린이들 가운데 71%에게 부모가 있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국제 NGO단체가 운영하는 일부 고아원들은 담장 수리나 페인트칠 등 환경미화 활동에만 봉사자들은 받는다. 아이들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일부는 사진촬영조차 못 하게 한다고 한다.

 1975년 폴 포트가 저지른 대학살(킬링필드) 이후 근 20년 동안 내전에서 캄보디아는 지식인 대부분이 살해됐고, 부정부패를 처음 배우는 곳이 학교가 돼버렸다. 캄보디아 국민의 평균 교육기간은 5.8년. 문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진학률은 27%,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교사가 12.9%밖에 안 된다. 청소년들은 학교를 갈 만한 여건이 되지 않거나 교육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공부보다는 생계전선에 뛰어들기를 강요받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무조건적인 사랑나눔 보다는 진정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이 집중되었으면 한다. 필자 견해에는 사회복지 봉사도 좋지만 아이들의 교육에 많은 지원과 봉사활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다음호(310호)에서는 '캄보디아 취재기, 교민들에게 상처 주는 한국 관광객들'이 이어집니다. 시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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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영 기자, 캄보디아 한인회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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