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얼굴을 벗긴다
두피부터 턱까지 벗기니
본 얼굴이 드러난다
칼자루를 잡아 든 어제의 손이
파르르 떨며,
술잔을 든다
술을 질질 흘리며
술잔을 든다
좀체 벗겨지지 않는 입술은
하다만 거짓을 말한다
거짓을 뱉어내는
입술이 가볍고 능숙하다
칼로 가린
번뜩이는 얼굴빛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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