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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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평택자치연대 대표

상가에는 되도록 가지만 예식장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가는 게 필자의 평소 생각이다. 최근 어릴 적 친구 자제 결혼식에 갔더니 결혼 풍속도도 꽤 바뀌었다. 주례가 없는 양가 부모의 덕담이나, 화환을 사절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새 출발하는 자식들을 보며 감회가 새로운 듯 눈물짓는 친구를 보니 나도 뭉클해졌다. 이제 나이들은 게 맞나 보다.


결혼을 안 하려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결혼 관련 자료는 그동안 어렴풋이 알던 대한민국 결혼 지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최근 10년 동안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56.5%이던 결혼 긍정 비율이 2022년 36.4%(2023.6, 통계청 사회조사)로 무려 20%나 하락했다. 2030 청년 3명 중 1명만 결혼에 긍정적이란다. 이 정도일 줄이야. 결혼 적령기 청년 3명 중 2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거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혼 기피 이유는 대략 짐작하는 바인데, 조사 결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남녀 차이가 있지만 합쳐보면 결혼자금 부족(33%), 결혼 필요성 못 느낌(17%), 출산 양육 부담(11%), 고용상태 불안정(10%) 등이다. “고학력, 고스펙, 좋은 외모나 직업에 집이랑 차도 있어야 결혼하고 애 낳아서 잘 키울 수 있으니, 솔직히 이런 완벽한 2030 청년들이 얼마나 있겠냐...” 인터넷 청년토론방에서 나온 한 참석자의 항변이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제 젊은 세대의 결혼 포기 현상은 자발적 선택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되었다. 합계출산율 0.73이라는 무서운 현실도 젊은층의 결혼 포기와 연동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정부, 지방정부를 포함해서 누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혼 장려, 출산 장려가 국가적 아젠다가 되었다. 그렇다고 명절 때마다 결혼하라는 꼰대는 되기 싫으니 참 거시기하다.


무엇보다 주거정책이 중요하다. 대선 때 각 당의 공약이었던 청년원가주택이나 기본주택 정책도 다시 한번 깊이 검토하고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보편복지로서 청년·신혼부부에게 제공하는 정부(지자체) 전세보증제도도 시급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 선도적인 지방정부들도 발 벗고 나서기 시작하는 중이다. 나주시는 2023년부터 아파트 30호(25년 100호)를 ‘청년·신혼부부 전세무상지원 정책’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충청남도의 ‘충남 꿈비채’는 주거 불안으로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600호로 시작한 이 정책은 25평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5천만 원, 월세 15만 원에 제공한다. 월 임대료도 한 아이를 출산하면 50%, 두 명 출산하면 전액을 10년까지 감면해 준다. 좋은 정책이 많이 확산되어 결혼을 앞둔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모든 부모의 심정일 것이다.


적어도 집 걱정 없이 결혼하는 사회, 필자만의 희망일까? 정치권, 특히 정권도 피곤한 정쟁을 그만두고 ‘잘하기 정책 경쟁’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면 할 일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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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이 바라보는 평택] 결혼 못하는 사회에 대한 꼰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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