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7-06(수)
 

평택의 개구리들 멸종위기... 덕동산 맹꽁이연못 맹꽁이 울음소리도 회복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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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 생명을 노래하는 개구리


‘뾰뾰뾰뾰뾰뾰뾰’, 번식기를 맞아 요즘 배다리생태공원의 마을숲은 청딱따구리의 당당함과 애절함이 넓지 않은 마을숲 전체에 넘쳐나고 있다. 청딱따구리는 선명한 울음소리를 통해 경쟁자에게 이곳이 자신의 영역임을 알림과 동시에 힘찬 드러밍(Drumming)으로 마음에 드는 암컷에게 구애의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박새와 딱새, 밀화부리 등 번식기 때의 새들이 내는 소리처럼 유전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야생조류만큼은 아니어도 개구리 또한 수컷이 암컷을 찾기 위한 ‘구애의 신호’로 소리를 낸다. 자신의 세력권에 함께하는 다른 수컷에게 경계의 의미로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연중 단 한 차례 주어지는 번식기에 자연생태계에서 자신만의 유전자를 남기고자 하는 수컷의 애절함은 그들의 소리에서 진하게 묻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개구리가 울음주머니를 갖고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울음주머니가 잘 발달한 북방산개구리로부터 참개구리, 청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은 울음소리가 크고 뚜렷하지만, 그렇지 않은 종들은 후두기관으로만 낮은음의 울음소리를 통해 상대에게 자신의 간절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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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포기를 잡고 구애의 신호를 보내는 신대리 수원청개구리(2012.6.8)

 

◆ 멸종위기에 처한 평택의 개구리


한 세기 전 대기오염물질로 가득한 지하갱도를 들락거리던 영국의 광부들에게 위기를 알려주던 카나리아가 있었다면, 기후변화시대의 우리에게는 물뭍동물이라고 알려진 양서류가 인간의 위험을 대신 경고해주는 감시종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 위주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파괴, 기후변화에 따른 양서류 서식환경의 변화, 진화하는 병균, 농약의 빈번한 사용 등으로 우리 주변에서 그렇게 흔했던 개구리가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그중 일부는 멸종위기라는 타이틀 아래 법적 보호를 받는 위치에 놓이기까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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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음주머니로 우렁찬 소리를 내는 덕동산 참개구리(2014.4.30)

 

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개구리에 속해있지만 번식기에 논에서 큰 무리를 지어 번식하는 청개구리와 참개구리, 진위천 냇가에서 서식하는 옴개구리 그리고 우리나라 고유종인 한국산개구리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수의 평택 개구리들이 멸종위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전국에서 개구리가 살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하는 평택이 이 지경에 놓였다면 과연 다른 지역은 어떨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양서류의 앞날이 결코 밝을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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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을 노래하는 덕동산 맹꽁이(2014.7.10)

 

지난 3월 15일, 인천녹색연합은 인천 계양산 주변 도로에서 산란기를 맞은 두꺼비들의 ‘로드킬’ 사례가 속출하고 있음을 알렸고, 3월 18일에는 JTBC 뉴스를 통해 산란지인 대구 망월지와 전남 광양의 비평저수지에서 산란을 위한 이동 중이던 두꺼비의 로드킬을 막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환경지표종이기도 한 두꺼비가 평택에서 언론을 통해 노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번식지와 관련된 지점의 토지 이용계획 변경이나 전국에서 가장 핫한 도시의 개발행위로 산란지가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있어 이들 또한 머지않아 지역 멸종위기에 들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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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들어 맹꽁이 울음소리가 없어진 덕동산 맹꽁이연못(2011.7.25)

 

◆ 4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세계개구리의날 


우리 주변에 알려진 그 어떤 생명보다도 우리 고장을 대표할 수 있는 깃대종 후보들을 이렇게 사지로 몰아가는 일은 없어야 하고, 많은 사람의 무관심 속에서 더 이상 잊혀서도 안 될 것이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도 ‘은혜 갚은 두꺼비’와 ‘청개구리 동화’는 계속 이어져 가야 하고, 덕동산 맹꽁이연못의 맹꽁이 울음소리 또한 다시 회복되어야 한다. ‘평택청개구리’ 라는 애칭을 붙여서라도 평택을 대표할 수 있는 수원청개구리가 있음을 알아야 하고 소중한 생태자원으로서 지켜내고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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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구애방식을 지닌 배다리마을숲 청딱따구리(2022.4.8)

 

개구리가 번식기를 맞아 내는 울음소리는 스스로 즐기거나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낸다기보다는 자손을 이어가기 위한 생명의 애절함이다. 암컷을 향한 수컷 맹꽁이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천적으로부터의 목숨을 건 모험이기도 하다. 편리함을 위한 제초제의 이용과 기계화된 경작방법 그리고 끝이 없이 이어진 평택지역의 개발로 우리 주변에서 더 이상 다양한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세계개구리의날(SAVE FROGS DAY)로 지정해 멸종위기에 있는 개구리 및 양서류 보호에 대한 의식을 환기하고 있다. 개구리만큼 오염이나 기후변화에 민감한 환경지표종은 많지 않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보고서에 의하면 양서류 가운데 약 30%가 멸종 위협에 놓여 있다고 한다. 지구에서 한 종이 사라지면 다시 그 종을 복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개구리가 속해있는 양서류는 파충류와 더불어 생태계 구성에 열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자칫 이들의 멸종은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는 핵심종의 역할과도 무관하지 않다. 먹이사슬의 중요한 위치, 기후변화의 민감 지표종, 인간의 위험을 대신 경고해주는 감시종으로서 생명을 노래하는 평택의 개구리 소리는 언제까지고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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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생명을 노래하는 평택의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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