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외로운 아이들의 소중한 친구...날개 없는 천사 '두기'씨

“2004년 여름, 내가 한국에 와서 몇 달 지나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 처음으로 혼자서 마트에 장을 보러 가기로 마음을 먹고 집을 나섰는데, 마트에 가던 도중 서정리 시장을 마트로 착각해 버스에서 잘 못 내려 길을 헤매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서정동 애향복지센터 앞을 지나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애향복지센터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애향아동복지센터(이하 복지센터)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부모와 잠시 떨어져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으며 갓난아기에서부터 고교생까지 80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생활하고 있다.

 8년 전 송탄미군부대에 발령받아 처음 한국에서 생활하게 된 한국명 ‘두기(James Dougan, 42)’씨는 지난해 7월 주한미군 상사로 20년간의 군 생활을 끝마쳤으며 지금은 미군부대 안에 있는 ‘Maryland University College’ 4학년 과정을 이수중이다. 두기씨는 2004년 우연히 알게 된 복지센터를 찾아 외로움에 힘들어 하는 어린이들이 있는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있다. 지난 8일(일) 오전11시 서정동에 위치한 두기씨의 집에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국말을 전혀 할 수 없던 두기씨는 복지센터를 찾아 단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꾸준한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과 마주하면서 쉽게 친해졌다. 두기씨는 “외로운 아이들과 함께하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휴식이었다”며 “내가 사랑을 나눠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린이들에게서 더 크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기씨는 지금까지 평택 서정동에 위치한 애향아동복지센터 자원봉사자로 봉사를 하고 있으며, 또한 주변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두기씨를 잘 아는 주변 이웃들은 그를 ‘날개 없는 천사’라고 부른다. 기술과 과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정은 갈수록 메말라 가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피부색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지만 외로운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그의 모습은 주변 이웃들이 말하듯이 ‘날개 없는 천사’였다.

 두기씨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한국이 좋아졌고 지난 2006년 스페인으로 발령 받아 이미 동생과 조카처럼 정든 아이들과 헤어져 생활했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말했다. 스페인에 있을 때에도 그는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려 판매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며 인터넷 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으며 사랑의 끈을 이어갔다.

2008년 다시 한국에 돌아온 그를 잊지 않고 멀리서 “두기!”라고 부르며 달려 나와 반겨주는 아이들을 보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받고 있는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끼며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2009년부터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있는 학생 2명을 친가족처럼 함께 지내면서 학비에서부터 생활비까지 모든 걸 책임지고 보살펴 왔다. 그래서 사람만이 희망이다.

기자에게 앞으로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며 밝게 미소 짓는 두기씨의 모습에서 피부색과 국적은 다르지만 진정한 이웃 사랑을 느꼈다. 그가 아낌없이 뿌린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나중에는 더 큰 ‘두기’가 될 것이며, 그 사랑은 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찬 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이웃들이 아직도 존재하며 우리들의 조그마한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다. 기자 역시 주변을 둘러봐야겠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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