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0(월)
 
중심상권, 전통시장 힘겨운 나날 “빨리 지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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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확진자 발표를 접한 평택시민들의 표정은 너무도 무거웠다.
 
 보건복지부는 6월 11일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이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노출되었고, 6월 10일 확진자 중에도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노출되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는 119번 환자(평택 경찰관) 역시 평택박애병원 응급실에서 감염 가능성(추정)이 있다고 밝혔다.
 
 평택시는 최근 18번째 환자였던 김복순(77) 할머니가 8일 동안의 집중 치료를 받고 완쾌해 퇴원했고, 34번째 확진환자였던 평택성모병원 의료진의 퇴원과 함께 메르스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모처럼 메르스 불안감에서 벗어나려던 시민들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기획재정부에서 메르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평택시의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 피해가 나는 업종, 관련 업계 중소기업에 대해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특별운영자금 공급, 6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기한 연장 등 금융·세정 등의 지원을 밝혔지만,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평택시 지역상권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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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지역상권도 아프다! <전통시장>
 
 최초 메르스 감염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과 직선거리로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평택통복전통시장은 메르스로 인한 지역상권의 위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았다.
 
 평택시에서 가장 큰 규모인 통복시장의 상인들은 취재기자의 카메라 셔터소리에도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몇몇 상인들은 신문사와 방송국의 취재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취재기자에게도 “기사를 과장해서 보도하려면 사진 찍지 말라”고 말했다.
 
 평택통복시장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보면 알겠지만 손님이 너무 없어서 문을 닫은 점포도 적지 않다. 점포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메르스로 인해 매상이 70~80% 줄었다”며 “언론에서 메르스에 대해 공포감이 생기도록 부풀려 보도해 특히 메르스가 최초 발생한 평택지역은 메르스 공포가 심하다. 이 때문에 전통시장 일부 상인들은 취재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못 찍게 막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시장을 빠져 나올 때까지 분명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았다.
 
◆ 메르스, 지역상권도 아프다! <커피전문점>
 
 최근 5년 사이 생활과 밀접한 업종 가운데 평택시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이 커피전문점이며, 지역경기의 지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부분이 커피전문점 매출이라는 말도 들릴 정도다.
 
 점심 무렵이면 앉을 자리가 없던 합정동의 A커피전문점은 썰렁함 그 자체였다. 그나마 있는 손님들도 테이크아웃 형태로 커피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커피전문점 직원은 “평소보다 50%정도 손님이 줄었다”며 “당분간은 메르스로 인해 손님이 줄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에 있는 손님들 전체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메르스만 아니었다면 병원의 풍경,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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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지역상권도 아프다! <택시업계>
 
 평택 송탄지역에서 개인택시를 영업하고 있는 A씨는 “20년 택시를 영업해 왔지만 지금같이 손님이 없는 경우는 처음 본다. 어제도 개인택시를 하는 친구들과 오후 6시에 영업을 끝냈다”며 “회사 사납금을 벌어야 하는 회사택시 기사들은 더 어려운 처지다. 영업을 더하고 싶어도 회사택시 기사들을 위해 당분간은 일찍 영업을 끝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후 들어 평소에 많은 시민과 미군들로 북적이던 송탄지역의 K-6(오산미군공군기지) 정문 앞 신장쇼핑몰은 너무 한산했으며, 송탄출장소 앞 먹자골목 역시 평상시와 다르게 썰렁했다. 먹자골목과 택시에 손님이 없다면 송탄 지역 어디를 가도 손님이 없을 것은 뻔할 터.
 
◆ 메르스, 지역상권도 아프다! <학원가>
 
 평택시에서 메르스로 인한 피해 사업체 가운데 전통시장, 중심상권과 함께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평택시의 대부분의 학원이 휴강하고 있으며, 휴강하지 않은 학원조차도 평상시 원생의 30~50%만 수강하고 있다.
 
 특히 11일~12일 메르스 확진자 4명이 추가로 발생하는 바람에 평택지역 678개소의 학원들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비전동에서 중·고생을 대상으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현재 8일부터 12일까지 휴강 중인데 학부모님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이번 달은 그냥 학원을 쉬겠다는 부모님들이 거의 반”이라며 “메르스로 인한 여파가 빨리 수그러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넓은 학원에 홀로 남은 A원장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의 교육에 열정적인 부모님들조차도 메르스 앞에선 한없이 작아져 있었다”
 
◆ 메르스, 지역상권도 아프다! <음식점, 외식업체, 주점>
 
 평택시의 대표적인 먹자골목들에는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때 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점심은 그렇다고 해도 손님을 한창 맞을 저녁시간 대에도 썰렁하기만 하다. 메르스 최초 진원지로 평택시가 공표 된 후부터는 모임, 회식을 말하기 힘든 도시가 됐다.
 
 지난 11일 저녁 7시 무렵 음식점과 주점이 밀집한 합정동 먹자골목을 찾았지만, 매일 보던 그 거리가 아니었다. 메르스가 만들어낸 낯선 풍경이었다. 간혹 가게에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손님들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합정동 먹자골목의 주 고객층인 30~40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맥주전문점 직원은 “메르스 발병 직후 보다 손님이 더 줄었다”며 “이전과 같이 많은 손님은 당분간 보기 힘들 것”같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의 현장 취재를 통해 바라본 평택의 지역상권은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있었다. 꼭 메르스가 최초 발병하고 현재 진행형인 평택시와 마찬가지로.
 
서태호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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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직격탄 맞은 평택시” 지역상권도 아프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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