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본보 안연영 기자는 지난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캄보디아 한인회를 찾아 교민들의 생활상과 함께 교민들이 캄보디아 시엠립 주민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밀착 취재했다. 또한 캄보디아의 문화재를 답사했다. 총 10회에 걸쳐 안연영 기자의 캄보디아 방문기가 연재된다. <편집자 말>

"가난해서 물 위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들 ②"

 톤레삽 호수(Tonle Sap Lake) 대부분은 수심 1m 이내로 길이 160km, 너비 36km로 동양 최대의 호수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시에는 메콩강이 범람해 면적이 4~5배는 불어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경상남도 정도 크기라고 하니까 어마어마한 크기의 호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의외였던 점은 선착장에서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의 모습이었다. 수상가옥 안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주민들과 특히 구걸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의 모습은 너무 낯설어 보였다. 어렵게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이 적나라하게 투영되고 있는 수상가옥이 관광지가 되고, 또한 관광지 내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모습은 현재의 캄보디아의 어려운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현지인에 설명에 따르면 톤레삽 호수의 수상가옥은 베트남 내전 때 베트남 주민들이 나라를 떠나 캄보디아로 정착하게 되었고, 정착하는 대신 이곳 톤레삽 호수에서만 사는 것을 허락하여 이후 지금까지 수상가옥이 이어지게 되었다. 또한 베트남 난민 외에도 무호적 캄보디아인들도 이곳 수상가옥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총 1만5천여명이 살고 있는 수상 가옥촌에는 캄보디아에서도 가장 빈민층의 사람들이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들이 수상가옥 에서 태어나 평생을 수상가옥에서 살아야 하고, 죽어서도 수상가옥에서 화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상가옥 사이사이 미용실, 교회, 슈퍼, 학교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모두 구비되어 있었다. 어쩌면 필자의 눈에 비친 그들이 안타까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이자 그들의 문화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수상가옥에 사는 주민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여유로웠고, 평화스러워 보였다. 적어도 필자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오늘날에도 톤레삽 호수의 수상가옥 말고도 미얀마 남부, 메르귀제도 해역의 모켄족(族), 타이 수상생활자, 필리핀 남부 술루 해역의 사마르족, 홍콩의 단민(蛋民) 등은 대부분 소가족단위로 수상가옥에 거주하고 있다.



 톤레삽 호수의 수상가옥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건기인 11월부터 4월까지는 농사를 짓고 우기인 5월부터 10월까지는 물고기를 잡으면서 생활을 한다. 우스운 점은 집을 4일 정도 비우면 집을 아예 통째로 들고 가버리는 집도둑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 이유인지 수상가옥들은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지어져 있었으며, 이 수상촌이 메콩강을 끼고 살아가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공통된 생활상을 잘 엿볼 수 있는 생활문화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톤레삽 호수의 관광산업이 활성화 되어 프놈펜과 씨엠립 사이에 보트로 여행하는 코스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황톳물로 빨래와 목욕을 하고 심지어 식수로도 활용하는 척박한 삶의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수상가옥 주민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행복이 곁에 있으면서도 행복을 찾지 못하고 투정만 해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좋은 아파트에 좋은 차만 타는 것이 행복이라고 굳게 믿어온 것은 아닌지. 너무도 불편할 것만 같은 그들의 일상은 보기보다 행복해 보였고, 최대 빈민국중 하나인 캄보디아에서도 가장 빈민들인 그들이 짓는 웃음은 그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편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 다음호(306호)에서는 '캄보디아 취재기, 캄보디아 주민들의 어려운 삶'이 이어집니다. 시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바랍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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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영 기자, 캄보디아 한인회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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