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아직도 피아彼我가 있겠는가
달그림자가 묻은
너의 찬 몸 위로
단풍이 떨어져
쌓이기를 십수 년
나도 너의 몸에
내 몸을 포개어
육탈한 뼈들을
조금씩,
단풍나무에 먹이고
바람에도 먹였다
단풍이 붉고
바람이 뜨거운 게
한 몸이 된 너와의
피돌기들이
자유처럼 흐르고 있는데,
아직도 피아가 있겠는가.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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