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바다로 던져지는 아버지의 주검을 목이 쉰 소리로
울며 훔쳐보았다 바다로 떠내려가다 이내
가라앉은 아버지 피 묻은 옷가지가 떠오르고 물고기가
떼 지어 뜯어 먹으며 뼈대로 집을 지은 곳,
아버지의 부어오른 살을 물고기가 먹고 사는 것 같아
생선을 먹지 않는다는 고희를 넘긴 어린 딸,
빨갱이 자식이라고 침묵하며 건너오는
세월 속에 손가락질 받을까 봐 젓가락질도 하지 않는
밥상머리, 물고기들이 조문하듯 빈집 몇 바퀴 돌다
아버지가 던져진 제자리로 돌아갔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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