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8(토)
 

배다리생태공원, 전체면적 20만㎡ 넘는 규모... 산새·물새 만나는 소중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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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자연에서 새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근 들어 도심 공원이나 하천 등지에서 새를 관찰하는 일명 ‘도시 탐조’가 늘고 있다. 특히 탐조 연령층에 변화가 있어 예전엔 남성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엔 젊은 탐조 유튜버 등의 인기에 힘입어 여성은 물론이고 청년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취미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 탐조(探鳥, Bird watching)란?


새를 통하여 자연을 관찰하는 활동을 일컬어 “탐조”라고 한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도 탐조활동 행사와 참가인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 마리의 새를 통하여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탐조활동에 참가한 이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탐조활동을 통해서 자연에 대한 진정한 가치관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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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북쪽 타이가 지역으로 귀향하지 않고 배다리습지에 남은 큰부리큰기러기 가족(2023.5.1)

 

우리가 찾아보려고 하는 새들은 문조와 앵무새, 카나리아와 같은 양조류가 아니라 바로 자연 속에서 사는 야생조류를 말하며, 그들의 터전 속에서 그들만의 삶과 주변 환경 및 관계를 알아보는 것이 조류 관찰이다. 무작정 앉아서 대상을 기다리기보다는 다양한 자료와 경험을 통해 새가 있을 만한 곳을 알아보고 필드스코프(고배율망원경)와 쌍안경과 같은 장비를 준비하여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활동으로, 자연의 한 구성원인 새들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고 느끼며, 또한 우리의 위치를 새롭게 확인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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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생물지표 100종에 선정된 여름철새 중대백로(2022.1.5)

 

◆ 배다리생태공원엔 어떤 새가 있을까?


소사벌택지개발지구 동남단에 위치한 배다리생태공원은 배다리저수지를 포함해 전체면적이 20만㎡를 넘는 규모로, 주변의 덕동산 혹은 부락산에 비하면 숲의 규모가 작아 생물다양성이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비교적 넓은 저수지로 인하여 습지와 관련된 다양성이 유지되고 있으며, 산새와 함께 물새도 더불어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곳이기도 하다. 


배다리생태공원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조류는 55종 이상으로, 이 중 산과 들에서 사는 산새류가 30여 종, 물 위에서 헤엄쳐 다니거나 물가에서 생활하는 물새가 25여 종 정도이다. 실제 방문자들이 생태공원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종의 수는 많지 않아도, 산새와 물새들의 활동 시기와 장소를 맞힐 수 있다면 어렵지 않게 다양한 산새와 물새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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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내린 배다리 실개천에서 먹이활동 중인 여름철새 알락할미새(2023.1.27)

 

탐조활동과 관련해 배다리생태공원을 크게 배다리마을숲과 배다리습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면 마을숲에는 박새, 딱새, 오목눈이, 되지빠귀, 오색딱따구리 등의 산새류가 보금자리를 틀었고, 실개천을 포함한 습지에는 쇠물닭, 왜가리, 중대백로, 알락할미새, 민물가마우지 등의 물새류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렇지만 마을숲과 습지가 바로 곁에 있어 꿩, 까치, 멧비둘기, 물까치 등의 몸집이 있는 새들로부터 딱새, 노랑턱멧새, 노랑지빠귀, 붉은머리오목눈이 등의 작은 새들에 이르기까지 마을숲과 습지를 오가며 활동하는 새들이 적지 않고, 언제부터인가는 수조류의 대명사격인 흰뺨검둥오리의 상당수가 배다리마을숲과 산책로 주변 숲에서 먹이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배다리마을숲을 찾는 30여 종의 산새류 중에서 눈여겨봐야 할 새가 있다면 여름철새이지만 연중 실개천 주변 큰키나무를 중심으로 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는 밀화부리를 우선 들 수 있고, 여름새인 후투티와 물총새 그리고 알락할미새 또한 차분하게 관찰할 수 있다면 계절과 무관하게 연중 배다리습지를 중심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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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마을숲과 습지를 오가며 가장 흔한 텃새 멧비둘기(2023.1.25)

 

탐조활동이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대체로 새의 이름을 알며, 많은 새를 구경하거나, 희귀한 새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탐조란 한마디로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닌 지적인 정신활동이다. 새를 통한 자연관찰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눈을 뜨이게 하고, 더 나가 자연생태계에 관한 이해는 물론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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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마을숲과 습지를 오가며 활동하는 딱새 수컷(2022.10.31)

 

◆ 배다리생태공원의 기후변화생물지표 100종


2010년 7월, 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는 최근의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종 분포에 미치는 영향 및 취약성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 및 예측 방법을 마련하고자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은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활동, 분포역 및 개체군 크기 변화가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어 지표화하여 정부에서 지속적인 조사·관리가 필요한 생물종으로 기후변화생물지표 100종 목록 중 배다리생태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조류는 전체 14종 중 5종으로 산새는 박새, 물새는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 큰기러기가 포함되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생물다양성의 변화·감소는 불가역적 피해로 그 영향과 취약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조사와 연구는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지속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멸종위기Ⅱ급이면서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에 속한 큰부리큰기러기에 대한 조사는 습지의 멸종위기 양서류(맹꽁이, 금개구리, 수원청개구리)와 함께 우리고장 깃대종 후보로서의 무게감을 지닌 만큼 지자체 관련 부서에서도 지속가능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자연생태계의 정점에 위치하여 자연환경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는 야생조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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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도심 속 습지, 배다리 탐조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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