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8(화)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마을 입구에 우뚝 서서

오가는 사람의 얼굴을 지켜본다

얼굴 표정으로 보내는 사연이

받아서 읽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안부를 들고 가는 바람 줄에

소인 한 잎, 한 잎 찍어

동구로 날려 보내는 가지가 출렁인다

나뭇잎 편지를 천 년의 껍질로

읽어 내려가는 그대

두근거리는 나이테의 물결이

파문을 치며 번지는 팽나무 우체국

나무에 기대어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

해거름에 우듬지에서 떨어지며

별이 되어가는 연서

그대에게 가기까지 천 년이 되도록

마을의 대소사를 나누다

문을 닫지 못한 팽나무 우체국.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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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팽나무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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