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그가 커피잔을 내려놓자
마르지 않은 캔버스의 유화 냄새가
서서히 번져왔다
어두운 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감자를 먹으면서
빛의 농도에 따라
커피향기가 다르게 나는
어린 해바라기를 쳐다보았다
몇 조각의 빵에 식은 커피를 마시며
테오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글을 쓰듯 하루 내내
캔버스를 채운 색채들
아를의 집 위로 뜬 별에서
유화에 찌든 커피 냄새가 났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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