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우표를 붙이지 않아도
수취인 불명이 없는 서신
안부를 묻는 대신
문 앞에 두고 가세요 라는
대면도 없이 주고받는
약속된 문장
밤낮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자판의 글들이 암호처럼
점점 짧아지는 은어 혹은 외계어
맞춤법이 틀려도
애교로 인사를 하는 이모티콘
해독되지 않은 글이 짧아지고
이모티콘이 교태를 부려도
열기가 식을 틈이 없는 핸드폰
카톡을 알리는 아이콘이
일에 지친 듯 누렇게 떴다.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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