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6(월)
 

시원한 미역국 냄새 풀풀..."어르신들의 피어오르는 미소들"


 "나이 들어가면서 몸 여기저기가 불편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추운 겨울이면 노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노인들은 늙음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흔한 말로 인생은 일흔부터라고 하지 않았는가."

 점심 무렵 평택남부노인복지관(관장 고은자)을 찾으면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풀풀 풍긴다. 월~금요일까지 6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 어르신, 60세 이상 차상위계층 어르신, 노령연금을 수급하는 독거어르신들 약 300여명을 위해 오전 11시 20분부터 12시 30분까지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22일(목) 필자가 남부노인복지관 지하 경로식당을 찾았을 때 시원한 미역국 냄새가 가득했다. 또 식사를 하시기 위한 어르신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와 함께 복지관 친구들의 안부를 묻는 정겨운 이야기들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무료 점심대상자가 아닌 어르신들은 2천원을 내고 식사를 하신다. 가끔은 2천원이 아깝다며 생떼(?)를 쓰시는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무료 점심 대상자가 아닌 어르신들도 하루 평균 50여명이 2천원을 내고 따뜻한 점심을 드시고 계신다.

 또 못 오시는 어르신들을 위해서 월요일과 금요일 양일에 걸쳐 27개의 도시락을 직접 어르신들에게 배달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혹시라도 무료점심 대상자가 아닌 이유로 2천원이란 돈이 없어 점심을 굶는 어르신들은 안 계신지, 또 몸이 불편한 관계로 복지관을 찾아 점심을 드시러 못 오시는 어르신들은 계시지 않는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적어도 평택시의 어르신들이 복지라는 거대담론을 떠나 점심을 굶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점심을 마치고 복지관을 나서는 한 할아버지는 필자에게 "할머니는 먼저 하늘나라로 가고, 며느리가 참 잘해주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복지관 밥 먹으러 오는 것이 낙이야"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따뜻한 미역국과 함께 드신 점심은 아마도 겨울 추위를 많은 부분 녹였을 것이다. 또 한 끼의 점심 식사가 아닌, 어르신들에게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사랑과 존경이 남긴 나눔일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복지관을 나서는 어르신들의 얼굴들에는 겨울이 아닌 봄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박정옥 시민기자
joanna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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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남부노인복지관, 점심시간의 정겨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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