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조하식(한광고 교사, 수필가)
 
세상사는 이야기 증명사진.jpg
  영상보다 실제가 낫기는 좀체 쉽잖다. 다만 <공중초원>은 예외였다. 제철을 만난 듯 공중화원에 가까운 모양새. 이 또한 당국의 아이디어라니 한국 공무원들보다 몇 단계 위다. 본시 드문드문 자생종이 났었는데 그 위에 꽃씨를 뿌렸고 이처럼 곱게 자라나 내로라하는 관광지를 조성한 참이었다. 한 자리의 일자리가 아쉬운 터에 매표원을 필두로 전동차를 모는 기사가 그 얼마이며, 여럿 마부들에다 갖가지 음식점에 숙박업 운영을 통해 얻은 수입까지 헤아린다면 일단은 성공작이다. 해발 2,158m의 고원지대. 저마다 옷깃을 여밀 만치 쌀쌀했다. 외로이 홀로 날아오르는 가오리 연. 흠결은 자동차 출입을 허용해 흙먼지를 흩날리고 관람객들 통행에 적잖은 지장을 주는 데 있었다. 전동차에서 내려 살펴본 풀밭은 온통 꽃들의 잔치판. 순간 아내의 숨은 실력이 빛을 발했다. 대뜸 청초한 에델바이스를 찾아낸 것. 그도 여기저기 군락을 이뤄냈으니 그저 놀라울 밖에. 자잘한 꽃밭의 초지를 품고 한 바퀴 돌다 보니 애써 조림한 침엽수림이 있었다. 대평원을 감싸는 뭉게구름. 꽃들은 그렇게 천지를 사이에 두고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거기서 만난 천상인가(天上人家). 중국인의 작명술이 또 한 번 빛나는 시공이었다. 몇 마리 소들이 풀을 뜯는 광경도 놓치기 싫은 그림. 필자가 걔네들을 향해 한 마디 거들었다. “이런 데서 자라는 소는 정말이지 맛있을 거야.” 대뜸 파안대소하며 맞장구치는 이가 있었다. 여태껏 영화 촬영 한 번 이뤄지지 않은 게 기이하다는 표정을 곁들여. 이채로운 건 몇 군데 몽골의 게르를 설치한 점. 겨드랑이를 추켜드는 날씨를 역이용한 상술이었다. 사실 아내와 더불어 드넓은 초원을 느긋이 거닐었다면 탁 트인 지평선을 오롯이 감상할 수도 있었으련만. 못내 아쉬운 기분을 달래주는 듯 때마침 자욱한 산안개가 일대를 휘감았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의 파노라마. 언뜻 주위는 망망대해의 수평선으로 변하고 말았다. 드넓은 고원을 애써 가꾼 정성이 돋보이는 현장. 아무튼 무지갯빛 대자연과 수더분한 야생화의 화음은 명백한 벤치마킹 대상지로 강력히 추천하고프다.
 
 다만 <공중초원>은 예외였다. 제철을 만난 듯 공중화원에 가까운 모양새. 이 또한 당국의 아이디어라니 한국 공무원들보다 몇 단계 위다. 본시 드문드문 자생종이 났었는데 그 위에 꽃씨를 뿌렸고 이처럼 곱게 자라나 내로라하는 관광지를 조성한 참이었다. 한 자리의 일자리가 아쉬운 터에 매표원을 필두로 전동차를 모는 기사가 그 얼마이며, 여럿 마부들에다 갖가지 음식점에 숙박업 운영을 통해 얻은 수입까지 헤아린다면 일단은 성공작이다. 해발 2,158m의 고원지대. 저마다 옷깃을 여밀 만치 쌀쌀했다. 외로이 홀로 날아오르는 가오리 연. 흠결은 자동차 출입을 허용해 흙먼지를 흩날리고 관람객들 통행에 적잖은 지장을 주는 데 있었다. 전동차에서 내려 살펴본 풀밭은 온통 꽃들의 잔치판. 순간 아내의 숨은 실력이 빛을 발했다. 대뜸 청초한 에델바이스를 찾아낸 것. 그도 여기저기 군락을 이뤄냈으니 그저 놀라울 밖에. 자잘한 꽃밭의 초지를 품고 한 바퀴 돌다 보니 애써 조림한 침엽수림이 있었다. 대평원을 감싸는 뭉게구름. 꽃들은 그렇게 천지를 사이에 두고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거기서 만난 천상인가(天上人家). 중국인의 작명술이 또 한 번 빛나는 시공이었다. 몇 마리 소들이 풀을 뜯는 광경도 놓치기 싫은 그림. 필자가 걔네들을 향해 한 마디 거들었다. “이런 데서 자라는 소는 정말이지 맛있을 거야.” 대뜸 파안대소하며 맞장구치는 이가 있었다. 여태껏 영화 촬영 한 번 이뤄지지 않은 게 기이하다는 표정을 곁들여. 이채로운 건 몇 군데 몽골의 게르를 설치한 점. 겨드랑이를 추켜드는 날씨를 역이용한 상술이었다. 사실 아내와 더불어 드넓은 초원을 느긋이 거닐었다면 탁 트인 지평선을 오롯이 감상할 수도 있었으련만. 못내 아쉬운 기분을 달래주는 듯 때마침 자욱한 산안개가 일대를 휘감았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의 파노라마. 언뜻 주위는 망망대해의 수평선으로 변하고 말았다. 드넓은 고원을 애써 가꾼 정성이 돋보이는 현장. 아무튼 무지갯빛 대자연과 수더분한 야생화의 화음은 명백한 벤치마킹 대상지로 강력히 추천하고프다.
 
세상사는 이야기.JPG
 
 
 늦은 점심은 이번 여행 중 단연 으뜸 식단. 담백한 족발을 비롯해 새콤한 무생채, 고소한 생선튀김에 시원한 수박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었다. 나오는 길에 가이드가 선심 쓰듯 안내한 곳이 있었다. 명칭은 <원시고성>. 그의 말로는 진시황제 때 쌓았다는데 아무래도 미심쩍어 만리장성 중 일부냐고 캐물은즉 확답을 피했다. 풀숲을 헤치고 오르니 가파른 산길. 일명 토박이성답게 미처 복원을 시도하려는 의도조차 불투명했지만 성곽의 형태는 완연했다. 이따금 장대비를 피해 양떼를 들였는지 성채 안은 양들의 똥으로 가득했다. 덤이라면 어제 백석산에서 못 다 푼 다리의 근육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 한 발 한 발 걸음을 내디딜 적마다 힘겨운 건 그간 운동이 태부족이기도 했거니와 사전에 무리가 따른다고 고지하지 않은 여행사의 잘못도 컸다. 뉴질랜드에서 보았던 마누카일까? 까칠한 생김새의 수종이 띄엄띄엄 눈에 띄었다. 가지런한 농경지. 하지만 잠깐 뿌린 빗줄기에도 배수를 못하는 수로 구조는 드러난 한계로다. 어쨌거나 날씨의 축복을 새삼 절감하는 여정. 무엇 하나 주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데가 있겠느냐마는 이번 여행의 시종은 그 은총의 도가니였음을 토로한다. 만의 하나 운무가 산자락을 뒤덮었다면 무슨 절경을 운운할 거며 어떤 전망과 조망인들 끼적일 수 있었으랴.
 
 그러고 보니 34일의 여정 중에는 물 구경할 기회조차 없었다. 다행인 건 되돌아올 적에는 희한하게도 버스가 제 속도를 냈다는 점이다. 세상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즐비하다지만 이거야말로 불가사의한 범주다. 공중초원을 찾아가는 길에 그토록 골골거리던 엔진이 왜 갑자기 좋아졌는지는 아마 두고두고 궁금증으로 남을 성싶다. 곱씹을수록 감사한 건 날씨였다. 여행의 절반은 해맑은 날씨라는데 시와 때를 따라 여정을 소화한 소이(所以)는 순전히 예수님의 은혜로밖에는 풀이할 길이 없다. 백양목과 옥수수밭의 어울림. 기실 이런 풍광만으로도 길손을 붙잡아두기에는 충분하다. 푸르른 산야. 그때 가이드가 또다시 서태후 얘기를 꺼냈다. 그녀가 즐긴 진미 중 하나가 모기눈알요리. 통상 박쥐의 천적은 모기인데 그 배설물 가운데 유독 분해되지 않은 모기 눈알들을 모아 만든 거랬다. 하지만 어디 콩나물 순대에 비하랴. 북경 이화원에서 들은 바로는 콩나물 줄기에 채워 넣는 요리를 서태후가 가장 좋아했단다. 어느덧 랑방 톨게이트. 위쪽에 붉은 구호가 보였다. 독음은 해방사상개혁개방창신……사회주의자들은 이토록 자기 혁신을 담보한 연찬에 매진하거늘 도대체 우리는 무얼 했는지 뒤돌아보았다. ‘랑방공정식품학교를 지나 숙소로 가는 길. 그러나 예정된 만찬은 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다. 그렇게 사흘째 밤은 깊어가고 떠나는 아침이 밝았다. 기사와 차가 바뀌어 있었다. 일행의 버스 교체 요구를 받아들인 터. 덕분에 랑방에서 천진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평온했다. 다양한 아파트의 형상들. 그 형상도 그러하거니와 일신우일신하는 이들의 삶에서 배우는 바가 크다. 그 맥락에서 열한 번째 나의 중국 행보는 매우 유효했다. 작별이 아쉬운 듯 오다 말다를 거듭하는 빗줄기. 하지만 우리의 안전한 귀로를 막지는 못했다. <홈페이지 http://johs.wo.to/>
 
다음호(346)부터 인도네시아 기행이 8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독자,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전체댓글 0

  • 45902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상사는 이야기] 중국방문기 ‘공중초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