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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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 시인
 
 
지금 난
1번국도 성환 입구에서
어머니가 노릇노릇 챙겨준 누룽지를 오도독거리고 있다
어머니는 늘 앞질러만 가려는 나에게
한때의 속태움을 꼬집기라도 하듯
공복의 두께만큼 누룽지를 챙긴다
나로 인하여 더디 익히며 쌓였을 그을음의 양을
이제야 긁어내듯 기억의 밑바닥을 건네어준다
씹을수록 저려오는 지난날들의 불연소물
어머니는 늘 먼저 서두르고
늘 성급히 나서는 나에게
누런 기억들을 득득 긁어 핀잔 한 줌 되돌려준다
어머니와 누룽지,
성환을 벗어나면 그러나
속 든든하던
누룽지의 맛은 덜하다
 
 
 
작가 프로필
 
 한국문인협회, 평택문인협회, 평택아동문학회, 한맥문학동인, 시원문학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는 <모든 시간들에겐 향기가 있다>를 냈으며, 현재 평택시 합정동에서 안데르센 마주이야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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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어머니와 누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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