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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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 시인
 
 
예고 없이 탁, 뒤통수를 친다
달콤한 골을 따라
빳빳한 자존심 쭉쭉 벗겨내고 반으로 가른 뒤
녹신녹신해진 노란 기억의 씨들을 제거한다
깊어진 장마 끝에서
아무 생각 없이 익어버린 심심한 섬유질을
정떨어지는 뉴스거리처럼 설겅설겅 씹는다
늘 허사로 끝나는 정계의 개편이 씹히고
구덩이로 오인한 8월의 익사 사고가 씹히고
교수사회의 잘못된 논문 관행이 씹힌다
휴가의 절반이 목으로 넘어간다
힐끗,
또 다른 노란 덩어리들도
망각의 날을 세워
속을 다 도려낼 차례다
딱딱한 것들을 넘기고 나면
왜 세상은 늘 물컹하게 화답하는지
반대쪽의 당도를 돌려 틀어본다
 
 
 
■ 작가 프로필
 
 한국문인협회, 평택문인협회, 평택아동문학회, 한맥문학동인, 시원문학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는 <모든 시간들에겐 향기가 있다>를 냈으며, 현재 평택시 합정동에서 ‘안데르센 마주이야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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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휴가일지-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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