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권혁재 시인

어머니는 아침마다
돈 달라고 조르는 삼남매의 성화에
똥구멍으로 돈을 찍어냈다
전날 밤까지 없다던 돈은
아침식전이 되어서야 삼남매의 버스비와
육성회비로 분배가 되었다
아껴쓰라는 말보다 공부 잘하라는
어머니의 말에 묵계의 약속을 하며
저마다 학교로 향하는 무거운 발걸음
어머니의 잔소리가 삽짝까지 따라와
감시를 하던 가난이 그리워진다
아침마다 돈을 찍어내며 잔소리를 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엄살이 그리워진다
가난이 그리워진다.

■ 작가 프로필
 

 평택에서 태어났고, 단국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투명인간> <잠의 나이테> <아침이 오기 전에> <귀족노동자>가 있고, 2009년 '단국대학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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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가난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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