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박정옥

가을걷이가 끝나면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진다
군불 땐 바닥이 쉬 식지 않도록
깔아놓은 솜이불 밑으로 발을 집어넣고
정겨운 대화며 웃음꽃을 피우던 시절이 있었다
아랫목의 따스한 온기 속에
사랑이 익어가고 화목이 익어가고
얼굴을 마주보며 오순도순 웃음 짓던 그 시절
텔레비전 대신 구수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긴 밤을 엮어나가곤 했지
지금도 간간이 생각나는 희미한 추억들
식지 않는 화로속의 군밤 같은 이야기
곶감을 먹으며 동화 속을 더듬기도 했다

난방이 잘된 아파트에 살면서도
사라진 上席의 아랫목,
까맣게 타버린 자국의 아랫목이 그리운 것은
희미하고 따스한 불 그림자 때문인지도 몰라
온화하고 편안한 고향의 아랫목으로
마음을 실어 보낸다

■ 작가 프로필

▶박정옥(67세) ▶2010년 전국 어르신 백일장 대회 입선 ▶2012년 전국 어르신 백일장 대회 최우수상 수상 ▶현 경기도 평택시 남부노인복지관 실버기자 활동중 ▶현 평택자치신문 시민기자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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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아랫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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