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8(일)
 



박정옥

황토로 만든 부뚜막
아궁이에서 불길이 이글거리면
보글보글 밥물이 끓어 넘치고
밥 냄새에 침을 삼키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넘친 밥물이 부뚜막을 얼룩지게 하면
황토를 개어서 갈라진 곳을 메우고
손바닥으로 쓰다듬던 어머니
부뚜막은 마술처럼 분단장을 한 것 같았다
아궁이를 들여다보고
언 손을 비비대며 불을 쬐고 있노라면
고양이는 따뜻한 부뚜막에 올라앉아
고요하고 깊은 잠을 누리곤 했다
어쩌다 눈길이 마주치면
슬그머니 눈꺼풀을 내리고
무념無念의 메시지를 건네주기도 했다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고양이와
황토부뚜막의 따스함이 나를 덥혀주곤 한다

■ 작가 프로필

▶박정옥(67세) ▶2010년 전국 어르신 백일장 대회 입선 ▶2012년 전국 어르신 백일장 대회 최우수상 수상 ▶현 경기도 평택시 남부노인복지관 실버기자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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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황토 부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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