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6(월)
 
서민호(발행인/본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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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7년 7월 평택시와 성균관대학교가 브레인시티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평택시 도일동 일원 482만4912㎡(약 150만평)에 대학, 산업단지, 주거시설 등을 갖춘 국내 최대 산·학·연 복합도시를 건설한다는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은 사업지연으로 인해 10여년에 가까운 동안 시민들에게 많은 생채기를 남겼다. 특히 수용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심각할 지경이다. 적지 않은 수의 주민들이 이주지역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토지담보 대출을 받았지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관계로 이자 및 원금상환에 허덕이고 있으며 절망하고 있다. 주민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필자는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을 위한 MOU 체결 후부터 현재까지 사심 없이 주민들의 입장에 서서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의 문제점들을 글로 적어 왔지만, 항상 돌아오는 것은 격렬한 항의였다. “당신은 브레인시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사실 지금도 브레인시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격렬한 항의가 두려운 것이 아닌, 어쩌면 8~9년 동안 브레인시티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것은 평택시 내에서 만큼은 공공의 적은 아니었는지. 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은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각설하고, 지난 10월 28일 행정자치부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에 대해 재검토를 결정한 이후 지난 2주간 SPC의 취약성과 12월까지 행자부의 심사의견 대책 수립 시 공개적 진행 등에 대한 글을 적어오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행자부의 심사의견이며, 브레인시티의 가장 큰 문제점인 성균관대학교의 이전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행자부는 4개항의 심사의견을 제시하면서 그 가운데 성균관대 대학유치 불확실성에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특히 성균관대 이전에 따른 이전 규모, 인원, 연차별 건축계획 등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
 
 먼저 성균관대의 무책임한 행보를 지적하고 싶다. MOU 체결 후 8~9년이 지난 지금까지 성균관대는 이전과 관련한 사업계획서 조차 평택시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9월 27일 브레인시티특별위원회 간담회 속기록을 보면, 시의원의 “사업계획서를 평택시에 못내는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고 내시겠다면 언제까지 낼 용의가 있다든지, 이것을 좀 정리해 주십시오”라는 질문에 성균관대 측의 신캠퍼스 추진단장은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그럼 어떤 것을 공개적으로 해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날 간담회에서 신캠퍼스 추진단장은 “예를 들어 송도(연세대) 같은 경우에는 수천억을 시에서 지원해서 건물을 지어주고 하는데...”라고 시의원들에게 말했다. 기가 막힌다. 이 한마디로 성균관대의 생각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성균관대 관계자들의 브레인시티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으며, 이러한 성균관대의 말도 되지 않는 입장이 왜 수용지역 주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도 아쉽다. 일전에 시민들이 성균관대 유치 서명운동을 진행했지만, 서명만으로 성균관대 이전이 가능했다면 그 이전에 진작 문제는 해결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당시 오성환 산업환경국장은 “지금 평택 브레인시티에 학부 이전이나 학과 이전은 계획하고 있는 겁니까? 순전히 다 학과를 신설하려고 하는 겁니까? 이것은 중요한 부분이에요”라는 질문에도 “그것은 제가 나중에 별도로 말씀을 드릴게요. 그것은 학교의 관례상 그렇게 얘기를 안 하는 겁니다. 저는 그러한 것이 너무나 갑갑해요. 총장님이 그렇게 공문을 보내고, 성균관대학교 총장 공문 하나를 너무 종이짝처럼 여긴 평택시민들 자체가 저는 굉장히 개인적으로 불편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답답하다. 성균관대 이전 계획을 묻는데 어떤 이유에서 평택시민들 자체가 불편한 것인지, 또 지금까지 이러한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면 성균관대 이전은 녹록치 못한 현실이다. 성균관대 신캠퍼스 추진단장 말대로 시비로 수천억을 들여서 성균관대 건물이라도 지어줘야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것인지.
 
 성균관대는 빠른 시일 내에 성균관대 이전에 따른 이전 규모, 인원, 연차별 건축계획 등 구체적인 계획서를 평택시에 제출해야 할 것이고, 이전에 뜻이 없다면 그 역시도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행자부 투자심사 재심사 시 성균관대의 입장이 이전과 같이 변하지 않았다면 재심사 결과도 희망적이지 못하다.
 
 현실에서 KEB하나은행과 1조5천억 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 제공 주간사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 평택시의 미분양용지 매입확약 등 모든 조건이 이전보다 진일보했지만 결국 재검토 판정을 받았다. 이 결과를 보면 이전에 일부러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이 아닌 사업이 도저히 진행될 수 없는 구조였다고 볼 수 있다.
 
 평택시 집행부는 최선을 다해 행자부의 심사의견을 보완해 내년 1월 2일 재심사를 의뢰해야 할 것이고, 행자부의 심사의견을 보완하지 못할 시에는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수용지역 주민들, 시민 모두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며, 서둘러 지역구성원 모두와 머리를 맞대고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주민들이 참을 만큼 참았다. 또 다시 기약 없이 사업이 연장된다면 주민들의 어깨에 짊어진 절망에 견딜 수 없는 무게를 더할 것이다.
 
※ 다음호(353호)에는 ‘미분양용지 매입확약 조건 폐지 또는 대폭 완화 방안마련 필요’와 ‘출구전략’에 대한 칼럼이 이어집니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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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평택시 브레인시티’ 성균관大 명확한 입장 밝혀야 한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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