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김기홍(평택비정규노동센터 운영위원)
 
기고 쌍용차.jpg
  SK 증권에서는 쌍용차가 내년도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을 냈고 티볼리는 지난달까지 3만대를 판매했고 지난 8월에만 1만 대 넘게 팔려 나갔다. 신차 인수하는데 2개월이 소요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이른바 ‘대박’이 난 것이다.
 
 지난겨울,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원직 복귀를 희망하는 평택시민과 전국의 시민들은 해고자들이 만드는 신차 티볼리를 타고 싶다며 티볼리가 잘 팔리기를 응원했다. 티볼리 대박 속에는 이러한 시민들의 희망과 응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현재 쌍용자동차 생산 현장에서는 해고자들을 모두 채용하고도 남을 정도의 신규 채용을 해야 할 상황이다. 야간 근무뿐만 아니라 토요일 잔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더욱이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인드라 그룹의 아난드 회장도 지난 1월, 티볼리가 잘 팔리면 2009년도에 공장을 떠났던 노동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해고자인 김득중 지부장이 곡기를 끊은 지 10월 6일 기준으로 37일째이다. 65개월 만에 해고자들과 회사 측의 교섭이 열리고 8개월 동안 30여 차례 교섭이 진행됐다. 해고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희망고문’일 뿐이었다. 교섭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 이제 회사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했던 해고자들의 희망은 희망일 뿐이었다. 회사 측에서는 해고자들에게 복직 시기를 명시할 수 없다.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은 안 된다. 손배소 33억(이자 포함하면 50억에 이fms다) 철회할 수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 진정 함께 살고자 한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특히 쌍용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은 정규직 정리해고자들보다 더 이전부터 길거리로 내몰렸고 지방법원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9년 쌍용차 사태 이전부터 이미 정규직 노동자였었다고 판결한 바 있다. 고등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수많은 불법파견 소송 결과에서 보듯이 쌍용자동차의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을 이미 정규직 전환을 해서 복직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시간을 끌면서 대법원 판결까지 수년이 더 걸릴지도 모를 소송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문제는 다룰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것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착취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처럼 인도에는 대우 자동차를 인수한 타타 자동차 그룹이 있다. 타타 자동차 그룹은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명차를 인수하여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들은 대우 자동차를 인수하면서 노사 합의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지금은 세계적 기업이 되어 있다. 약속을 잘 지키는 기업이라는 명성을 쌓아 나가고 그것을 지켰기 때문이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7년 동안 거리에서, 고압 송전탑에서, 굴뚝에서 그리고 집단 단식 농성과 삼보일배 등 안 해 본 것이 없는 노동자들이다. 그동안 28명이나 되는 노동자들과 그의 가족들이 세상을 떠났다. 급기야 5명의 해고 노동자들이 지난 달 23일, 기약 없는 인도 원정길을 떠났다. 마힌드라의 아난드 회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이다.
 
 더 이상 이들의 목소리가 반향 없는 울림이 되지 않도록, 회사 복귀를 바라는 187명의 해고 노동자들이 이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평택지역의 모든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아픔을 딛고 해고자를 복직시킨 희망과 상생의 기업으로 쌍용자동차가 우뚝 설 수 있도록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바란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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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티볼리 잘 팔리는데,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왜 복귀 못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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