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 시인
도계읍의 밤길은
주검같이 싸늘하고
체머리를 앓는 사람처럼 흔들렸다
막다른 갱도 속에서
어쩌자고 우는 새들,
무너진 막장에서
새들은 죽었다
날개가 꺾이고 다리가 부러진 채
아침의 짧은 인사가
새끼에겐 유언이 된,
밭은기침이 삭도를 타고 쫓아와
바람에 섞여 읍내로 들어섰을
그 시각 밤에 이르는
새들은 날지 않았다
새에 이르는 밤*들 또한 오지 않았다.
※ 박잎의 작품 「새에 이르는 밤」의 제목에서 인용.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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