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7(화)
 

시가 있는 풍경.jpg

 

권혁재 시인


도계읍의 밤길은

주검같이 싸늘하고

체머리를 앓는 사람처럼 흔들렸다

막다른 갱도 속에서

어쩌자고 우는 새들,


무너진 막장에서

새들은 죽었다

날개가 꺾이고 다리가 부러진 채

아침의 짧은 인사가

새끼에겐 유언이 된,


밭은기침이 삭도를 타고 쫓아와

바람에 섞여 읍내로 들어섰을

그 시각 밤에 이르는

새들은 날지 않았다


새에 이르는 밤*들 또한 오지 않았다.


※ 박잎의 작품 「새에 이르는 밤」의 제목에서 인용.



■ 작가 프로필


경기도 평택 출생.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집 <투명인간>, <고흐의 사람들> 외 저서 <이기적인 시와 이기적인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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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밤 도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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