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6(수)
 


좌탑 정재우 칼럼.JPG
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최근에 한국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보았다. 극장을 나오면서 로비에 앉아 영화 소감을 메모했다. 주인공 구정태는 관음증을 가진 자로 인플루언서인 한소라를 꾸준히 관찰한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한소라는 구정태에게 자신의 죽음을 연기한다. 일종의 관종을 이용한 범죄를 자행한다. 


어릴 적에 호기심으로 ‘훔쳐보기’를 해본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는 누구든지 자기를 과장해서 드러냄으로 친구들의 주목을 받아 보려고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관음증과 관종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기 정체성을 가졌을 때 시작된다. 인격과 사회성을 제대로 갖추게 되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나 여전히 미성숙한 자기 정체성으로 머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관음증과 관종이 여기에서 비롯된 행위이다. 이 두 가지는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관음증은 타인의 사생활을 몰래 관찰하거나 이를 통해 성적 흥분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관종은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도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결국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그녀가 죽었다’라는 영화는 관음증의 위험성을 부각시킨다. 관음증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런 행위는 법적, 윤리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반면, 관종 행위는 주목받고 싶은 욕구에서 나타난 행위로, 이는 사회적 맥락에서 어느 정도 허용될 수 있지만 지나치면 주변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게 된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관음증과 관종은 인간의 본성적 죄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함으로써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기본적 원리를 어기게 된다. 이는 심리적 문제와 법적 처벌까지 초래한다. 기독교 가치관과 상충되는 관종은 주목받기 위해 과도한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사람에게 의존함을 본다. 하나님의 기준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을 본다. 


요즘 들어 실제로 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몰카 사건, 지하철 몰카 사건, 숙박업소 불법 촬영 등은 관음증으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또 SNS 인플루언서 허위정보 유포 사건, 유튜브 및 동영상으로 극단적인 주목 추구 사건, 과장된 광고 및 마케팅 사건 등은 관종으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큰 과제 중 하나는 미디어 문화이다.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발달은 편리함을 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익명성과 무책임이라는 문제를 던져 주었다. 익명성은 무책임한 행동을 부추겨서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가짜 뉴스나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유포는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게 된다. 


관음증과 관종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며,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해악을 끼치는 문제임을 자각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내면적 변화에 더 주력해야 한다. 성령의 감동으로 자아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 회개와 성결한 삶으로 자제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관음증과 관종으로 인해 고민하는 자들을 위해 치유와 상담을 제공하는 교회와 사회 공동체의 교육과 지원이 절실하다.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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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관음증과 관종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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