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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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 인구절벽을 오르는 법은?


전기자동차 등 수소 기능에 대한 체감의 교정도 절실하다. 지금은 석유->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로 가는 과도기에 있으나 조만간 눈에 띄게 차종이 늘어날 거라는 데는 별반 이의가 없을 것이다. 다만 수소차는 전기자동차의 연장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전기자동차가 배터리만으로 주행하는 데 비해, 수소연료전지차는 배터리의 양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수소탱크-연료전지를 추가하고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 발전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방식이다. 즉 직렬식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디젤 기관차를 떠올리라는 주문인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똑같이 수소(기존의 가솔린, 디젤 대신)를 산소(산화제)와 연소시켜서 폭발적으로 구동력을 얻는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차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기존 내연기관이 가진 메커니즘에다가 연료의 경로만 변경해 친환경 파워트레인 체계(Powertrain system)를 구축할 수 있고, 걸어온 역사도 오래됐다는 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아울러 인구문제는 생태적 삶을 가로막는 현안 중 급선무다. 취업난과 주택난이 젊은 세대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줌으로써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도 모자라 5포(+주택과 인간관계 포기)에 더해 7포(+건강과 외모 관리까지 포기)를 운운하게 되었다면 미래상을 송두리째 포기하는 비상사태가 아닐 수 없다. 벌써 십수 년째 세계 최저 출산율(0.78)이라니 웬 말인가? 시계추를 뒤로 돌리니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가 불과 엊그제 같거늘 급기야는 정부가 나서서 제발 하나씩만 낳으라고 강요하더니, 심지어는 한 집 걸러 하나만 낳아도 한반도는 만원이라는 입방정이 고스란히 부메랑이 된 형국이다. 설상가상 그래도 먹고살 만한 OECD 38개국 가운데 자살률마저 연거푸 수위라기에 유심히 살펴보니 청소년 자살률만은 뉴질랜드가 1위였다. 그 까닭인즉슨 중학교까지 교과서 자체가 없을 만큼 너무 살기가 편한 나머지 도대체 일거리가 없어서라니, 그렇다면 우리 애들은 하도 일이 많아서 죽을 틈도 없다는 얘기인 듯해 씁쓸하긴 매한가지다. 어쨌거나 이대로 가면 옥스퍼드대학의 데이빗 콜먼 교수의 말처럼 한국은 국가소멸의 첫 번째 흑역사가 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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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여강 주변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생산의 패러다임 변환 역시 필연적이다. 우리네 식탁에 오르는 식품의 대부분(85% 내외)이 수입산이라는 전언이 잘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들이다. 유전자 변형 유기체(GMO)의 하나인 인공 고기는 아무리 사려해도 건강 대체 식품으로는 부적합할 것 같다고 흔쾌히 동의하면서도 말이다. 이번에 터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하여 널리 겪어내고 있듯이 재배 여건은 물론 설령 수확까지 마쳤다고 한들 통상적 수출입 절차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농산물값은 춤을 출 수밖에 없다. 하긴 해마다 버려지는 먹거리만도 부지기수라니 무슨 입말을 더 보태랴. 지구촌 구석구석이 목하 양극화의 그늘로 뒤덮이고 있다는 게 공공연한 진단서다. 적절한 처방은 없는가? 끼니를 대신하는 약품 개발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일용할 양식은 자급자족이 관건이다. 국가 차원에서 연차적 계획을 세워 여차하면 무기로 둔갑할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왠지 국제사회를 향해 구걸할 날이 올 성싶은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저자는 15회에 걸쳐 생태적 삶의 개념에 따른 문제의식과 현주소를 구체적으로 되짚었다. 응당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이 일렁이는 가운데 미래 에너지의 수급방안까지 다각적으로 톺아본 기회였다. 돋보인 점은 예리한 문제 제기를 뒷받침하는 분석비판과 대안 제시였다. 1인당 1차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여야 하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법이 생태적 삶의 중요한 요소라는 데 십분 공감한다. 잘잘못에 대한 명확한 구분 없이는 사람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매번 잘못된 부분을 강조하는 건 그래서였다. 불과 얼마 전까지 풍요를 풍유한다며 물건을 물 쓰듯 한다고 쓰더니만 급기야는 물 부족국가가 되었고, 세계 3위의 전기 과소비국이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불야성 같은 야경은 그대로다. 지면을 빌려 호소하건대 공회전이야말로 공공의 적임을 만천하에 공포하고자 한다. 대낮에는 꼭 소등하고, 수도꼭지부터 절약형으로 교체하자. 결국 생태적 삶이란 ‘더불어 살아가기’의 일환이므로 상극의 상쇄를 위한 역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나 혼자서 잘살아보겠다는 개인주의는 자칫 이기적 행태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꾸지람으로 들린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퇴임 후 기고활동을 이어가면서 기독교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을 운영합니다.

-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4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701호)에는 ‘생태적 삶을 위한 역제안 - 현안을 내게 적용한다면?’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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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생태적 삶을 위한 역제안”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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