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4(월)
 
세상사는 이야기 증명사진.jpg
조하식 수필가·시조시인, Ph.D.

◇ 기후변화의 끝은 어딜까?


급격한 기후변화의 전망 및 적응에 관한 우려는 어느덧 인류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밀려든 양상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6차 보고서 발표(2021.8. <- 2014년 5차 보고서)와 2021.11. 열린 기후정상회의에 따르면 대표적 탄소 흡수원으로 식물, 토양, 해양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탐욕이 부른 재앙으로 일교차가 섭씨 10도만 나도 인체는 무척 힘들어하는데 요즘 같은 환절기 날씨를 보면 일교차가 무려 섭씨 20도를 웃도는 지경이니 어쩌랴. 게다가 담뱃불이 산불의 주요인이라는 통계수치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불장난을 접하면 애간장이 탄다. 문제는 무분별한 벌채마저 아무런 제재 없이 버젓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 선상에서 독일의 인공 숲 조성은 성공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와 병행하여 습지 보존을 위한 논농사 장려책은 물론이고 친환경 농작 방식으로 재배한 무농약 작물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탄소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 주변에 깔린 아스콘이나 인조 잔디의 위험성은 진즉부터 요로를 통해 경고등을 깜박이고 있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2020년에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각 나라의 탄소중립(carbon neutral), 즉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균형을 이뤄 탄소의 실질 배출량이 zero가 되는 상태를 만들자고 약속했으나 인류의 모든 에너지 및 비에너지 활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GHG : Green House Gas)는 여전히 태양에서 오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지구 표면에 복사되는 적외선을 흡수하여 대기의 기온이 급격히 상승함으로써 기후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 해도 별 뾰족한 수는 없다. 온실가스 종류에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이 있는데, 2015년 파리협정을 기점으로 독일(2045), 한국, 미국, 일본 등 67개국은 21세기 중반(대략 2050년), 중국은 2060년까지 국가 단위의 탄소 배출량을 0(Net Zero <-> Real Zero) 수치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지만, 각국 기업체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데다가 구속력 있는 조약체결이 아니어서 약속이행은 불투명한 상태다.

 

세상사는 이야기.JPG

▲ 여주 강변유원지의 이식 고사목

 

그에 따라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증폭하는 현상도 간과하기 어렵다. 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숙의 민주주의적 절차에 맡긴 결과물을 대하고서 적잖이 놀란 적이 있다. 각자의 입장을 가진 주체들이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쟁점을 해결해보려던 시도였지만 원자력발전을 지지한 세력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그 사례의 본질은 올바른 방향의 정책일지라도 멀게 느껴지는 안전보다는 가까운 현재의 먹거리가 다급하다는 외침이었다. 목구멍이 당장 포도청인 마당에 장래를 담보할 만한 가치마저 파묻힐 수밖에 없는 절박감이랄까. 그렇지만 2021년 기준 광물자원통계포털에서 보듯이 화력(34%), 가스(29%), 원자력(27%), 수력(?)에 이어 신재생 에너지에서 나오는 비율이 8%에 이른 걸 보면 태양력, 풍력, 지력, 조력=파력(?)의 전망도 결코 어둡지는 않아 보인다. 게다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가가호호의 지붕을 활용하고, 실내 자전거를 이용해 자가전력 생산을 독려한다면 머잖아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올 걸로 기대한다. 이재에 민감한 인간의 속성으로 볼 때 눈앞에 전기료 감액이라는 금전적 이익을 확인하는 순간 재빨리 태세를 전환할 것으로 확신한다. 


디지털의 가속화 문제도 시급한 사안 중 하나다. 분초를 다투는 첨단산업 분야나 공공업무에 전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는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스마트폰의 과다한 전자파로 인해 꿀벌 생태계에 혼란을 초래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거니와 인공지능, 곧 AI(Artificial Intelligence)까지 목전에 등장했다면 인간의 고유역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배경지식이 일천한 필자로서도 쉬이 예측할 수 있는 일 가운데 실존하는 나와 엇비슷한 물체가 챗 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를 장착한 채 길거리에 나돌아다니지 말라는 보장이 있느냐는 볼멘소리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은행에 문의 전화를 걸어도 AI가 받아서 처리하고 있는데, 문제는 판에 박힌 문답을 벗어나면 아직은 엉뚱하게 전개되는 단계여서 이건 짜증을 내야 할지 그나마 안도할 일인지를 모르겠다며 허허실실 자세로 웃어넘겼으나 앞으로는 일상에서 자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는 데 사안의 본질이 숨어있다.



■ 프로필


- 고교생에게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며 ‘수필집·시조집·기행집’ 등을 펴냈습니다.

- 퇴임 후 기고활동을 이어가면서 기독교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습니다.

- 블로그 “조하식의 즐거운 집” http://blog.naver.com/johash을 운영합니다.

- <평택자치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14년째 연재하는 중입니다.


※ 다음호(700호)에는 ‘생태적 삶을 위한 역제안 - 인구절벽을 오르는 법은?’이 이어집니다. 


태그

전체댓글 0

  • 8740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상사는 이야기] “생태적 삶을 위한 역제안” (2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