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할머니 얼마 버셨어요? “오늘 하루 2천원 벌었어”

 “오늘 하루 2천원 벌었다”며 환하게 웃으시는 김윤임(80) 할머니는 평택 서정전통시장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17년 동안 노점을 열고 있다. 이날 김 할머니는 아침 7시 30분에 노점을 열어 필자가 취재차 방문한 오후 4시까지 2천원이 매상이 전부였다.

 김 할머니는 시장 내 골목길 작은 공간에 노점을 펴고 고춧가루, 소금, 참·들기름, 깐 마늘, 깨, 호박, 가지, 양파, 고구마, 찹쌀, 보리, 엿기름, 깻잎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할머니 자신이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오이 고추장 장아찌, 무 간장 장아찌, 오이장아찌를 판매하고 있다.

 “오늘은 아직 2천원 밖에 못 팔았네. 평소에는 7천원~1만원 벌이는 해” 김 할머니는 30년 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혼자 아들 넷과 딸 셋을 키우며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20년 전 서정동으로 내려와 평택에 정착했다. 지금은 아들과 딸 7명 모두 분가하고 할머님 혼자 노점을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통시장과 노점을 찾는 손님이 많았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인해 지금은 손님의 발길이 많이 끊겼다고 말했다. 하루 수입 평균 7천원~1만원,  30만원 수입과 정부에서 지급되는 한 달 9만8천원의 기초노령연금으로 생활하고 계신다. 어렵게 사시는 김 할머니는 4년 전부터 잘 안보이던 오른쪽 눈이 지금은 완전히 실명 돼 보이지 않는 상태였지만 병원에 조차 가보시지 못했다. 또 오른쪽 치아가 없는 관계로 딱딱한 음식을 드실 수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80이라는 연로한 나이에도 지난 추운 겨울을 서정전통시장 노점에서 보내셨고 올 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노점을 지키신 김 할머니는 자신을 찾아와 물건을 사주는 단골손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할머님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라는 질문에 “집이 바로 근처라 집에 가서 먹을 때도 있고 아니면 점심 때 놀러오는 할머니들과 함께 라면 끓여 먹거나 부침개 부쳐 먹어”라고 말하는 김 할머니는 장사는 잘 안 돼지만 이웃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 17년 동안 추위와 더위 속에서 작은 의자에 앉아 할머니가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오이 고추장 장아찌, 무 간장 장아찌, 오이장아찌, 깻잎은 할머니의 사랑이자 정성이었다.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하루 2천원을 벌어도, 1만원을 벌어도, 김 할머니는 행복해 했고 좋은 이웃들이 있어 진정 행복해 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복이라는 것.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을 가져야만 행복하다고 고집하며 살아온 것이 아닐까.

 김 할머니의 웃음과 이웃사랑에는 따뜻한 사람 냄새가 있었다. 오늘은 서정전통시장을 찾아 김 할머니가 손수 정성으로 만든 된장으로 된장국을 끓이고 오이 고추장 장아찌, 무 간장 장아찌를 식탁에 올려보자. 또 서정전통시장을 찾는다면 김 할머니와 마주 앉아 사람 사는 이야기도 나눠보자. 김 할머니는 땀 흘리며 열심히 사는 평택사람이자 따뜻한 우리 모두의 어머니셨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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