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국토종주, “혼자 달리면서 지나 온 삶 뒤돌아 본 계기”

 “국토종주 굉장히 멋진 도전 아닌가요.” 필자를 보면서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배 사장의 얼굴에는 맑은 미소와 자신감이 가득했다. 사람들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단순히 배낭을 메고 걸어서 갈 수도 있고 자동차를 타고 떠날 수도 있고, 버스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기도 한다. 평택시 서정동에서 사진 전문점 ‘조이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는 배문순(45) 사장은 지난 6월 4일부터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 여행길에 올랐다. 인천 아라 서해갑문에서 출발 4박5일 동안 혼자 자전거를 타고 부산 낙동강 하구 둑까지의 총거리 633Km를 완주했다.

 배 사장이 국토종주를 완주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년 전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도보로 지리산종주 30Km에 도전했다. 평소 체력에 자신 있던 배 사장은 당연히 두 아들과 함께 너끈하게 종주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아들의 걸음 속도를 따라 갈 수가 없었다. 물론 먹을 것과 연료 등을 포함해 약 20kg이 넘는 배낭은 천근만근의 무게였으며 아이들을 따라갈 수 없는 체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 후 배 사장은 체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며 체력 단련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두 아들과 함께 휴가철을 맞아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으며, 자전거 여행을 위해 지난 4월부터 하루에 1~2시간씩 자전거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조금은 두렵기도 했지만 두 아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올 4월에 개통된 국토종주 완주에 도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20대의 도전, 30대의 도전 그리고 40대의 도전은 분명히 다릅니다. 조금이라도 체력이 뒷받침 해줄 때 도전한다는 것이 아름다워 보였고, 또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은 다가왔다. 지난달 4일 새벽 5시에 공항버스를 타고 평택을 떠나 국토종주 완주 출발점인 아라 서해갑문에 도착했다. 배 사장은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수첩을 구입했다.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에 설치되어 있는 구간 내 인증센터 40개소의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인증 스티커를 부착해 종주가 인증된다. 인증제는 크게 4대강 종주와 국토종주(633km)로 구분되며 4대강 종주는 강별 종주로 세분화 된다. 또한 북한강·섬진강·제주환상 종주는 조성 중에 있다.

 예상은 했지만 국토종주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무더운 햇빛과 비 오듯 흐르는 땀, 체력의 한계, 그리고 국토종주의 가장 어려운 코스인 충주시 탄금대 앞 탄금대교에서 경상북도 상주시 상풍교를 잇는 새재 자전거 길은 총연장 100km 구간으로 해발 548m 백두대간 이화령을 넘는 과정으로 엄청난 육체의 고통이 따랐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자전거를 거의 끌고 올라가다시피 했다. 아라 서해관문을 출발해 4박5일 만에 국토종주를 무사히 마친 배 사장이 흘린 땀과 열정은 고스란히 보람과 자신감으로 되돌아왔다. 

  “'혹시, 죽기 전에 이건 꼭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전 이번 국토종주를 완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웠는지 정말 놀랐고 때로는 차도 사람도 없는 자전거 도로를 혼자 달리면서 지나 온 삶을 뒤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나면 해봐야지’라는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생각한 순간 바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무모해 보일 수 있는 혼자 떠나는 국토종주 자전거여행에서 배 사장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잠시 주춤거려지는 인생의 고비에서 삶을 추스르는 도전은 어떨까. 자전거의 바퀴를 돌리는 것이 삶을 향한 도전으로 여기며 투지와 인내심을 발휘한 배 사장의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은 세상과의 소통이었으며 배 사장의 지나온 인생을 자전거 페달에 오롯이 얹힌 작지만 소중한 인생 에세이였다.

원승식 기자
ptl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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