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0(월)
 

강동민(비전동 연세다움병원 원장) 
 
 걸어가다가 뛰어가다가 혹은 계단이나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다가 다리를 삐끗했던 경험은 다들 한두 번씩 겪어 보셨을 것입니다. 견딜만한 통증이라면 그냥 참고 있을 수도 있고, 좀 아프고 걷기가 힘들면 침이라도 맞을 생각으로 한의원을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다리를 삐끗한 사람이 그냥 참고 있다가 자연히 낫게 되거나 침을 맞고 나아진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자연스러운 치유를 기다렸을 경우 자칫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된다면 무척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인대가 조금 부었을 뿐?

 많은 사람들은 ‘삐끗한 것’이 단지 인대가 조금 부어 오른 상태라고 밖에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인대의 일부분 혹은 인대 전체가 찢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뼈와 뼈를 이어주는 연결 나사와 같은 인대는 관절의 뼈와 뼈 사이를 안전하게 이어주는 연결 조직입니다. 이러한 안전 지지대와 같은 인대가 충격을 받았을 때,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해 주지 않으면 관절의 인대가 느슨해져 반복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또한 이상 마모로 이어져 외상성 관절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 인대가 늘어났을 뿐인데, 무슨 기브스?

 다리를 삐끗한 환자들은 병원에서 와서 방사선 검사를 받는데, 실제로 엑스레이는 뼈 위주로 관찰이 가능한 검사이기 때문에 인대의 상태를 엑스레이로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즉 검사 시행의 목적은 인대가 늘어나면서 뼈에 골절이 생겼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고, 실제로 인대는 엑스레이상에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뼈는 괜찮습니다. 인대가 조금 늘어났는데 기브스를 하시면 됩니다” 의사의 이 말 한마디는 환자에게 ‘뼈는 안다쳤으니깐 치료 받을 필요는 없네’ 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엑스레이상 뼈가 괜찮다는 것은 말 그대로 뼈만 괜찮다는 것이지 인대가 괜찮다는 뜻은 아닌데, 왜 기브스를 해야 하는지, 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납득시키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한 번 늘어난 인대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인대가 늘어났든 찢어졌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시해 버린다면 나중에 심각한 관절 질환으로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외부 압력이나 타박이 있을 때마다 발목은 점점 약해질 것이고 또 쉽게 삐끗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보면 인대가 늘어나는 일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감수해야 합니다.

◆ 늘어난 인대는 조기에 적절히 치료해야

 늘어난 인대를 그냥 방치한다면 저절로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진 상태에서 아물게 됩니다. 물론 통증은 며칠 후면 가라앉게 되고 이를 치유된 상태라고 여기며 정상 생활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발목을 습관적으로 삐게 된다든지, 심한 경우 외상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는 등 심각해 질 수 있으며, 이때는 후회한들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고 만 경우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인대의 손상보다는 뼈의 골절은 오히려 간단한 질환이지만 일단 발목을 삐끗하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자신의 발목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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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민 원장의 건강충전 비결] 다리를 삐끗했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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