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서민호 본보 대표

 최근 온라인에서 연세대의 소위 '카스트제도'로 인해 말들이 적지 않다. <한겨레21> 1018호 <"감히 연세대 동문 동문 거리는 놈들…"> 기사를 보면 '정시냐 수시냐', '재수냐 현역이냐', '신촌이냐 원주냐' 등 대학 내에서의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카스트제도'가 정교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사의 작성자는 연세대학교 자치언론인 연세통의 학생기자들이 작성한 것인 만큼 없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세대 '세연넷'이라는 익명게시판의 글들만을 가지고 '카스트제도'를 내세워 차별의 존재를 과장한 측면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가 된 세연넷 게시판에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학생들을 ‘원세대생’, 심하게는 ‘지잡대생’이라고 표현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원주캠퍼스 학생들을 학적을 ‘세탁’하려는 ‘기생수’라고 부르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겨레21은 보도했다.

 또 "학교에 입학하면 신촌캠퍼스 학생들은 ‘1’로 시작하는 학번을, 원주캠퍼스 학생들은 ‘2’로 시작하는 학번을 받는다. 소속을 변경하더라도 학번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원주캠퍼스 출신 학생들은 당당히 학번을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학생은 '2로 시작하는 학번이 마치 ‘주홍글씨’ 같다고까지 말했다."고 보도했다.

 쉽게 말해 보도에서도 논하듯이 중·고등학생 때부터 교육 안에서 정한 서열을 학습해 온 학생들이 치열한 입시 경쟁과정을 뚫고 얻어낸 '명문 사학'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워 입시 결과가 낮은 원주캠퍼스 학생들과 '동급' 취급하지 말라고 외치는 현실인 것이다. 즉 소속캠퍼스에 따라 같은 연세대학교 내에서도 일종의 계급이 정해진다는 것이  요점인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연세대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연넷' 익명게시판 글을 비교하지 않아도 이미 '조려대'(고려대학교 조치원 캠퍼스), '원세대'(연세대학교 원주 캠퍼스) 등의 조롱섞인 신조어는 '학력 자본'을 인정하는 우리사회의 자화상이 아닐런지.

 각설하고 평택시 역시 성균관대학교 분교 내지 제2캠퍼스를 매개로 한 브레인시티개발사업이 6.4지방선거, 아니 그 이전부터 지역사회의 화두였다. 대학유치를 싫다고 하는 시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다만 타 지자체의 모습은 바라보고 있는지, 그저 성균관대학 분교 내지 제2캠퍼스만 들어오면 평택의 교육환경과 교육 수준은 모두 해결된다고 보는 것인지. 성균관대와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협약을 맺은 지도 조금 더 보태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 그때와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또 걱정인 점은 제2캠퍼스 개념과는 전혀 다른 달랑 학과 몇개 신설해 내려올거면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

 지난 3월 인천 송도에 미국의 수도 워싱턴 부근의 조지 메이슨(George Mason) 대학이 경영, 경제학과를 설치하고 한국에서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송도에는 이 대학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3개의 해외대학이 문을 열었고, 더 중요한 점은 10여개의 외국대학이 협상중이라는 말도 들린다. 송도 뿐만 아니다. 세종시, 제주도에도 해외대학 분교 유치붐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해외대학의 국내 진출로 인해 한국대학들의 국제경쟁력 향상만을 논하기에는 너무도 순진한 생각은 아닐런지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출산감소로 인한 입학생 감소와 함께 해외대학 진출은 짧은 시간 내에 양적, 질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짐작되는 만큼 국내대학의 분교는 오죽하겠는가. 적어도 남일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국제화도시 평택시라고 부르고 있다. 앞으로 있을 대학 유치에 있어서 좀 더 눈을 넓혀 어느 대학을 특정 짓지 말고, 송도와 같이 외국 대학 유치에도 눈을 돌려 볼 필요가 있다. 특히 2015~2016년까지 모든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고 주한 미군들의 가족까지 평택시에 삶의 터전을 잡는다. 평택시와 같이 외국 대학 유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지자체는 필자가 보기에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논리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일부에서 '조려대'(고려대학교 조치원 캠퍼스), '원세대'(연세대학교 원주 캠퍼스) 등의 조롱섞인 신조어를 만들었다. 혹여 거기에 '평균관대(성균관대 평택캠퍼스)'라는 신조어는 생기지 않을런지. 물론 많은 대학들이 최근 분교를 통합하고 제2캠퍼스로 탈바꿈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고, 서울과 지방 캠퍼스에 모두 있는 중복 학과를 정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캠퍼스별로 특성화를 추진해 기존의 분교를 본교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인정한다.

 다만 한국이 글로벌화 되고 있고, 평택시도 글로벌화 되어가는 만큼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무려 2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브레인시티개발사업에 있어서 성균관대 유치 이외에도 경쟁력을 가지고 전국의 인재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외국대학의 유치도 생각해 볼 시점이다. 필자 개인 견해지만 모르긴 몰라도 외국대학의 유치에 있어서 전국에서 평택시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가진 지자체는 없을 것이며, 1개의 외국대학 뿐만 아니라 복수의 외국대학 유치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그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좋은 여건에서 유치할 수 있는 좋은 대학, 외국 대학이 있는지 눈이라도 한 번 돌려봤으면. 진정 우리의 아이들과 미래의 평택 교육환경을 위한 선택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하고 좀 더 현명해져야 한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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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외국대학 유치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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