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김선우 기자

 최근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전문대에 재입학하고 있다. 소위 '유(U)턴 입학생'이라고 불리는 재입학생들은 교육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전문대학 137곳의 입시 결과를 취합한 자료를 보면 2014학년도 전문대학 입시에서도 1,283명이나 되었다. 지난해에는 1,253명이었다. 이러한 유턴현상은 청년실업률이 높은 가운데 전문대학이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과 산업협력을 통한 맞춤형 교육과정 등으로 취업률을 높여온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전문대는 경쟁률 11.2대 1, 평균 등록률 100%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실용음악학부의 경우 185.4대 1, 연기학과의 경우 112.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또 항공서비스과 59대1, 문예창작과 38.8대1, 간호과 32.3대 1, 유아교육과 30.2대 1, 사회복지과 27대 1 등이 인기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2014학년도부터 기업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 맞춤식 교육을 하는 이색학과 신설도 눈길을 끌었다. '준오헤어디자인과', 말조련과 말 축산경영 등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마축자원학과', 조리 관련 군특성화학과인 '조리부사관과' 등이 산업수요에 특화된 해당학과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이색학과가 신설될 것으로 보이며, 무작정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고 보자는 교육현장의 학벌 중심 진학지도 역시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이 전문대 '유턴 입학생' 증가와 수도권의 경우 등록률 100%를 보이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2013년 기준-4년제 연평균 등록금: 733만원, 전문대학:585만원)과 높은 취업률(2013년 기준-전문대학: 61.2%, 4년제 55.6%)로 전문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이며, 4년제를 졸업해도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듯 싶다.

 예전과 같이 고교 성적이 부실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전문대를 선택한다는 편견도 버려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전문대는 산업수요에 따른 계획적인 특성화학과를 개설하고 발전시켜 왔고, 현재 520만 명 가량의 전문대 출신들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4년제 대학의 재정지원 1조 5,843억 원에 비해 전문대는 4년제 대학의 34% 수준인 5,384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전문대 입학정원이 4년제 대학의 58%인 점을 감안하면 보다 동등한 재정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동등한 지원은 정부가 밝힌 대로 국가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전문대를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집중 육성 방침과 궤를 같이 할 것이며, 전문대 졸업생에 대한 임금 및 인사 차별을 줄이는 것도 시급한 대목이다.

 美 칼럼니스트인 월트 가드너는 "학생들이 자기 학업과 장래 인생 계획 사이에 연관성을 찾지 못하면 반항하거나 중도 퇴학하기 마련이다. 어느 경우든 큰 대가를 치르는, 의도하지 않은 부수적 피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수험생 자녀가 있는 독자 여러분들도 예전의 전문대로 보기보다는 높은 취업률과 저렴한 등록금의 매력을 가진, 또 산업수요에 특화된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직업교육 경시 풍조와 학력 인플레가 고학력 실업자 양산한 것은 아닌지,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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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년제 대학 졸업하고 다시 전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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