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9(목)
 

서민호(본보 대표)

 지난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온 국민 모두에게 충격이었으며, 실종자들이 주검으로 변해 인양되는 숫자가 늘어 보는 우리 모두의 가슴도 저리기만 하다. 이번 사고를 바라보며, 어쩌면 한 두 사람의 잘못을 넘어서 무리한 선박개조, 안개가 심한 상황에서의 무리한 운항 결정, 과적, 사고시 신속하지 못한 대응 등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화도 치민다. 이제는 비극적인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고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가운데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구조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유족, 친구, 안산 시민의 범위를 넘어서 언론 보도를 지켜본 일반 국민까지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 노출되어 있다고 우려를 제기할 만큼 국민 모두가 슬픔에 잠겨있다.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6.4지방선거의 뜨거운 열기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동안 지역사회는 지방선거의 열병을 심하게 앓고 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과열된 선거판에 어쩌다 일어나는 작은 해프닝이나 실수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지역 구성원들의 분열, 갈등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많은 생채기를 남길 듯도 싶다. 어쩌면 선거를 치루면서 일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그래도 명색이 지방선거라면 유권자들에게 파고 들 수 있는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인데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가 보기에는 '그들만의 리그'에 올인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후보들이 시민을 위한 치열한 정책과 공약의 대결장은 펼치지 않고 그저 상대방 후보나 깎아내리는 일회성 슬로건을 목청 높여 외치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아울러 후보자별로 연일 쏟아내는 정책공약도 유권자들에게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연구해 온 공약들인지 정책공약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없거니와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듣고 느끼고 말하고 있는지 현장을 통해 반응을 살피는 후보들은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대선, 총선과는 달리 지방선거에서 지역의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주민 삶의 질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쉽게 말해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우리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 교육·문화·복지·경제 등 사소한 개인의 일상들이 어느 것 하나 정치와 무관한 것이 없지 않은가. 다만 한꺼번에 광역의원, 기초의원,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까지 모두 일곱 종류의 투표용지에 해야 하는 선거이다 보니 어느 후보를 뽑아야 할지 유권자들은 심란하기만 하다. 아무리 공약을 꼼꼼히 읽고 따져도 제대로 뽑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외면과 탈피에서 벗어나 우리지역의 진정한 참된 일꾼을 뽑는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적극적인 참여로 지방자치제도를 정착시켜 가는 일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력일 것이다.

 많은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시민을 위해 천국을 만들겠다"는 공약은 없어서 다행이다.

★자치돌이★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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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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