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스 중 전쟁과 대지진, 화산 폭발, 이상기후 현상, 관세 폭탄 소식으로 전 세계가 불안과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은 존속살인을 비롯한 각종 살인에 대한 뉴스였다.
종교계에서 자주 표현하는 ‘종말적 현상’이라고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가까이 와 있는 끔찍한 일들이다. 이런 사회적 환경을 방치해둔다면 그야말로 스스로 자멸하는 세계가 되고 말 것이다.
존속살인의 그림자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먼저 존속살인의 정의와 법적인 처벌 조항을 살펴보자. 존속살인(尊屬殺人)은 자신과 직접적인 가족관계에 있는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을 살해하는 범죄를 말한다. 이에 대한 대한민국 형법 제250조 제2항에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 살인보다 더 엄중히 다루며, 우리 사회의 가족 존중과 효(孝)의 가치를 반영한 특별법적 처벌 조항이다.
2025년도에 발생한 존속살인 관련 사건들을 보면, 지난 3월 서울 강북구에서 30대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를 둔기로 살해한 후 자수한 사건이 있었다. 가정 내 갈등과 정신 질환 이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5월 전북 전주시에서는 40대 여성이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다 지쳐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오랫동안 간병 스트레스를 받았고, 다른 시설이나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사회적 고립 문제가 있었다.
또 7월에는 대구시에서 고등학생이 부모의 체벌과 감금 상태에 분노해 부모를 살해했다. 이는 학대받은 청소년의 심리 상태와 가정폭력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가족이라는 미명 아래 가려진 폭력”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존속살인은 단순한 패륜이 아니라 극단적인 가족 해체의 현상이다. 가정이 더 이상 무조건적인 사랑의 공간이 아님을 시사해 주고 있다. 원인을 깊이 들여다보면, 가족의 정신 건강 문제, 돌봄 부담, 가족 내 권력 불균형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효문화 교육”이 사라져 가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 전통적인 가족 윤리와 효 사상의 약화,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 가정과 부모에 대한 가치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다. 공교육과 미디어가 부모를 조롱하거나 무력하게 그린다는 비판도 있다.
이제 가족 복지 차원에서 존속살인에 대한 예방책을 찾아보자. 마냥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심각한 일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도적 측면에서 가정 돌봄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간병 가족에게 정기적인 휴식(Respite Care)을 제공하고, 장기요양보험 외에도 추가 간병 돌봄 바우처를 지급해야 한다.
더 나아가 가족 상담 및 중재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갈등이 심화된 가정에 조기 개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시청이나 복지센터 내에 “가족 회복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 위기 가정 데이터를 연동·모니터링하여 경찰, 학교, 보건소, 복지관 간 위기 가정 정보를 체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 공동체의 기초인 가정을 단단히 구축하기 위해, 교회 및 종교 단체에서 예방적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가정 예배 및 가족 캠프를 실시하여 가족 간의 소통과 친밀감을 높이는 가족 프로그램에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로의 존재와 역할을 재확인하고, 감사와 존중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이 급선무이다.
갈등이 있는 가정에 비밀이 보장된 상담 채널을 제공하는 일도 필요하다. 특히 “효”와 “용서”에 대한 성경적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위기 가정 보호 시스템을 마련해 독거노인, 장애 부모를 돌보는 가정에 돌봄 봉사자를 파견하거나, 위기 가족을 돕기 위한 기도 모임과 중보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 내에 위기 가정 돕기 시스템이 존재함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애굽기 20:12)”,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디모데전서 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