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특집 인터뷰] 한광여자중학교 조항석 교장에게 듣는다! (최종)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학교·가정·지역사회 공동 노력 절실해”
▲ 한광여자중학교 조항석 교장
■ “학생들을 섬기면서 전인적 성장과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경험했던 경기교육의 가장 중요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까지 살펴보면 우리나라 교육은 역량 함양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육의 가장 최전선은 학교이므로 학교는 교육과정의 방향이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요. 그중에서 저는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역량 함양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급변하는 사회,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등으로 인해 미래가 어떻게 변화해 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주도적으로 정보·지식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탐구하는 역량이 매우 필요합니다. 이러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앞장서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한광여중은 전문성을 갖춘 모든 선생님이 교과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진로·진학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기르고 있습니다. 2023 통계선도학교, 2024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등도 이러한 선생님들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더불어 교과수업과 학교의 모든 행사에서도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고 반성하는 활동을 장려하여 자연스럽게 이러한 역량을 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 진학설명회를 통해 고입 및 대입에 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한광여중은 3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진학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진학 프로그램을 도입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진학은 대학 입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또한, 평택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원하는 고등학교를 한 곳만 선택해서 지원해야 하므로 학생과 학부모는 고교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명한 고등학교 선택을 위해서는 현재 대입 전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이에 한광여중에서는 고입 및 대입에 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의 성향에 맞는 최적의 고등학교를 선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 전에 3학년 학년 부장 선생님을 간략히 소개 드리면, 선생님께서는 고등학교에서 수년간 입시지도를 하였고, 경기도교육청, 교육과정평가원, EBS 등에서 평가 및 입시, 문항 출제 등에 관한 다양한 경력을 쌓으셨으며, 노고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수학교육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광여중만의 특화된 진학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담임선생님들과 함께 수년간 학생들을 위한 진학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자체 프로그램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 ‘현명한 고입을 위한 진학설명회’ 개최입니다. 고입 및 대입 관련 최신 정보를 학생 및 학부모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연 2회 경기도 진로 진학 리더 교사를 모시고 진행합니다. 올해로 5회에 접어들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비대면 줌 회의를 통해 설명회를 마련했을 만큼 학생과 학부모님의 참여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 설명회를 통해 고입 및 대입에 대해 이해하고 고등학교 선택에 대한 기준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기본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둘째, ‘교사 연수’ 실시입니다. 현명한 고입을 위해서는 담임교사-학생-학부모의 삼박자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광여중 3학년부에서는 담임교사의 고입에 관한 전문적인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다양한 교사 연수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대입의 흐름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따른 고입의 방향 설정을 위한 협의회가 수시로 이루어집니다. 이밖에도 고등학교 선생님들과의 간담회, 현명한 고입을 위한 포럼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통일된 고입 방향성을 설정하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셋째, ‘진학 데이’ 실시입니다. 이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자기 주도적 결정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운영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1학기 말에 이루어지며, 3학년 선생님들의 주도하에 올데이 교육으로 진행이 됩니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학년 부장 선생님의 고입 및 대입 관련 설명회 후 설명회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담임 선생님과의 퀴즈 행사가 열립니다. 또한 직업인 인터뷰 영상을 제작 및 송출하고, 한광여중을 졸업하여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선배와 만나는 시간이 마련됩니다. 더불어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전공이 무엇이며, 해당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전공 흥미검사가 실시됩니다. 이러한 진학 데이는 2025년에 개최 5회를 맞이할 정도로 한광여중을 대표하는 진학 프로그램입니다.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 이를 반영하듯 97% 이상이 ‘만족함’에 응답하였습니다.
넷째, ‘응원의 날’입니다. 이는 고교 진학 후 후속 프로그램으로, 고등학교에 진학 후 힘들어하는 졸업생을 격려 및 독려하여 고등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 교직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힘든 점이 있다면?
전 사실 평택에서 태어나서 오늘까지 군대와 대학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34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하면서 보람은 우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가 아닐까 싶어요. 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저를 잘 따르며 스스로 노력하고, 수업 시간에 열심히 집중해서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끝내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직업이나 적성을 찾아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또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인성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할 때, 학생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낄 때, 저의 가르침이나 삶에 대한 태도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만족과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 밖에서 제자와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들이 먼저 다가와 밝게 인사하면 보람과 만족감이 가장 큽니다.
물론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모두 의미 있는 추억이었습니다. 고민이라고 한다면 고등학교에 재직할 때는 대입이었고, 지금은 중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줄까입니다.
▲ 조항석 교장이 급식실에서 학생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다.
- 한광여중 교장으로서 학생들과의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30년 동안 남학교에 근무하다 한광여중 교장으로 발령받아 어떻게 학생들과 생활하고 학생들과의 거리감을 줄일까 고민하다가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학생 등·하교 맞이를 하고, 점심시간에는 식당에서 850명의 학생에게 “식사 맛있게 드세요”하며 인사하고 있습니다. 또 점심 후 학교 교정을 한 바퀴 돌고 도서관 가서 공부와 독서를 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행동은 출장 및 연수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한광여중 교장으로 부임한 첫날부터 지금까지 매일 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급식실에서 인사를 하면서 저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 학생들을 섬기는 마음과 학생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다문화 학생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슬람 문화권 학생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이 너무 많아 어떤 날에는 밥만 받아오는 것을 보고 너무 속이 상해 이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식사는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영양 교사와 상의한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처럼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혹여나 소외되는 아이들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광여중은 어떠한 교육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나요?
한광여중의 민주적인 교육공동체 활동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의 질 향상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첫째, ‘학생자치회’와 ‘대의원회 활동’입니다. 이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교육을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공동의 노력과 책임이 수반된 과정으로 만듭니다. 학생들이 직접 의견을 제안하고 학교 운영에 반영되는 경험을 제공하여 자율성과 참여의식, 리더십을 기를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학생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춘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둘째, ‘학생자치회와 학부모폴리스와의 연합 캠페인 및 학교폭력 예방 활동’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학부모가 교육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돕고, 학생에게는 가정과 학교가 연결된 안정적인 성장 환경을 만들어 나갑니다.
셋째, ‘나눔바자회’와 ‘학교축제’입니다. 이는 학생이 기획과 실행을 통해 협업 능력과 책임감,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또한 학교의 행사가 교육공동체 모두의 행사가 되어 함께 참여함으로써 학교의 발전에 관심과 기여의 의미를 만들어 갑니다. 더불어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과 봉사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적 가치인 사랑과 봉사와도 맞닿아 있으며, 단순한 체험이 아닌 삶의 태도를 형성하는 학교 교육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됩니다.
이러한 교육 공동체 활동은 결국, 지식 중심의 교육을 넘어 학생들을 성숙하고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드림마켓 수익금을 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 지역사회 기여 활동 또한 활발하신데요, 연탄은행 기부, 국제 봉사단체 기부, 여성 청소년 쉼터 기부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의 의미와 학생들에게 주는 교육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건학 이념인 기독교 정신의 핵심은 사랑과 봉사입니다. 우리 학교는 교육 공동체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며, 학생들이 나눔의 기쁨과 보람을 체감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연탄은행 기부, 여성 청소년 쉼터 기부, 국제 봉사 활동 지원, 학생 장학금 전달 등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함양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학생들이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참 얼마 전 국제 봉사단체(고문 이병배, 회장 정학호)에서 기부받은 여성용품은 어려운 친구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는데 이런 활동이 학생들의 서로 돕는 공동체 정신을 함양시키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광여중을 비롯해 평택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평택의 미래를 짊어질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그리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는 존경하는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2025년 현재,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미래는 더욱 예측 불가능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열정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동적인 자세입니다.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꿈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학부모님들께서는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심신을 갖고,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며,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때로는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하겠지만, 사랑과 믿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해 주시고, 학교와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동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한광여중은 앞으로도 미래 교육을 선도하며,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따뜻한 인성을 함양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평택의 모든 학생이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며,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학교 스포츠 클럽 축제에 참여한 한광여중 학생들
- 본보 독자와 시민 여러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평택자치신문 독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평택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평택 교육 발전을 위해 늘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한광여자중학교의 교육 철학과 노력들을 말씀드렸습니다. 우리 학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학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택의 모든 학교와 교육 관계자,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력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의 공동 노력이 절실합니다. 학생들에게는 끊임없는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시고, 학부모님들께서는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평택시민 여러분께서도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한광여중은 앞으로도 평택 교육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미래 사회의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평택 교육 공동체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평택의 밝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함께 키워나가는 여정에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다솔 기자 ptl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