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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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 고은미래의원 원장

따스한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며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등산, 캠핑, 나들이, 어린이들의 바깥놀이가 많아지면서 ‘갑자기 피부에 두드러기처럼 뭐가 올라왔다’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곤충에 의한 벌레 물림과 풀, 식물 등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입니다. 증상이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원인과 대처법은 서로 다르므로 정확한 구별이 중요합니다.


벌레 물림은 대부분 모기, 진드기, 벼룩, 개미 또는 파리류에 의해 발생합니다. 특징적으로 노출 부위에 국한된 붉어짐, 부종,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때로는 수포나 중심부의 작은 물린 자국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특히 모기에 물린 자국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사라지지만, 진드기나 벼룩에 의한 물림은 수일에서 수주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벌레 물림에 대한 치료는 가려움증을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항히스타민제 복용 또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긁어서 이차감염이 생기는 경우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야외에서 진드기에 물린 후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종대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 등의 감염병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접촉성 피부염은 벌레에 물린 것이 아니라 특정 자극 물질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피부가 접촉하면서 생기는 면역 반응입니다. 보통 ‘풀독이 오른 것 같다’라는 표현으로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고, 흔히 옻나무와 잔디, 참나물류, 돼지풀, 쑥 등의 들쑥날쑥한 야생풀에 접촉하면서 붉은 반점이나 선상의 발진,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징적으로 옷이 덮이지 않은 팔, 다리, 목 등에 선형으로 병변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은 접촉 후 수분에서 하루 내외로 시작됩니다. 접촉성 피부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에 긴 소매와 긴 바지 착용, 피부 노출 최소화, 외출 후 즉시 샤워 및 의복 세탁이 중요합니다. 치료는 마찬가지로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와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며, 심한 경우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벌레 물림과 접촉성 피부염 모두 가려움증과 발적을 유발하지만, 발생 부위, 양상, 경과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벌레 물림은 흔히 국소적이고 물린 중심이 명확한 반면, 접촉성 피부염은 선형 혹은 넓은 부위에 걸쳐 비교적 퍼진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이 시기에 피부에 갑자기 이상이 생겼을 때 자가진단만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고열이나 몸살과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면, 감염성 질환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빠른 의료 접근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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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 벌레 물림과 접촉성 피부염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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