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0-12(일)
 

“작고 볼품없는 것들이 모여 배다리의 생물다양성과 건강한 생태계 꾸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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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 소장

2023년 배다리의 생태계 Hot issue가 멸종위기Ⅱ급 참매의 출현으로부터 시작해 귀향을 잊은 채 배다리습지에 남았던 큰부리큰기러기 가족, 우리나라 고유종 금개구리의 서식지 확장, 부채장수잠자리, 왕잠자리, 유리딱새, 상모솔새, 굴뚝새 등 새로운 서식종의 발견으로 이어졌고, 배다리저수지를 점령해 생태계를 교란한 외래종 물상추로 한해의 생태계 변화를 마감했다.


2023년이 생태계를 구성하는 내적 요소의 변화가 주목을 받았다면 2024년의 배다리는 준설작업이란 외적 변화가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고, 2025년 또한 계획된 준설작업으로 인해 오랫동안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혹 생태계 Hot issue에 포함되지 않았을지라도 뭇 생명이 이제껏 그러했듯이 잊히거나 묻혀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은 작고 볼품없는 것들이 모여 배다리의 생물다양성과 건강한 생태계를 꾸려가기 때문이다. 세상에 하찮은 생명은 없고, 보잘것없는 것일지라도 모든 것은 모든 것에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 모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 수질관리 중점의 배다리저수지 준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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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공원 저수지 호안정비’ 이름으로 시작된 준설공사(2024.3.26 배다리저수지)

 

준설이란 슬러지, 진흙, 펄 등의 침전물을 굴착기, 준설선 등의 장비를 이용해 밖으로 끄집어내는 작업이다. 배다리저수지의 경우는 수량관리보다는 수심을 깊게 하여 물의 자정능력과 생태계를 복원코자 하는 수질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그렇지만 준설로 인해 발생한 퇴적물의 적합한 처리와 저수지 생태계의 교란성을 지닌 연꽃 군락지의 확산은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 될 것이다.


2. 이화하수처리장 재이용수 유입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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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간의 재이용수 중단으로 죽음에 이른 구피류 무리(2024.12.8. 배다리실개천)

 

생태계를 안정적이며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 중 하나가 연속성이다. 분산압에 의한 멸종위기 금개구리의 서식지 확장과 구피류의 폐사, 부채장수잠자리, 왕잠자리, 나비잠자리 등의 곤충과 말조개와 물달팽이, 물자라 등의 담수무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2016년 이후 지금까지 적응에 적응을 더하여 현재까지 이르렀던 수생태계가 물 단절로 인한 다양성 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되었다.


3. 배다리생태공원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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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다리생태공원 선포식을 알리는 현수막(2024.11.13. 배다리산책로)

 

도시공원이 도시생활권의 기반공원으로 조성되었다면 생태공원은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고 보전하기 위한 공원이다. 생태공원은 자연생태계의 보호와 복원,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증진, 자연 관찰과 생태학습, 여가 활동의 균형을 도모하는 공원으로 평택시에서는 오랫동안 법적 근거로 혼란스러워했지만, 지난해 11월 14일 ‘배다리생태공원 선포식’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4. 멍텅구리 금개구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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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 활동을 통해 실잠자리 등의 곤충을 기다리는 금개구리(2024.7.18. 배다리실개천)

 

배다리습지는 경기도의 여느 습지에 비해 최고의 접근성과 많은 개체수를 지닌 금개구리의 집단서식지이다. 금개구리는 생태공원의 품격을 높임은 물론이고 국가보호종인 이들이 배다리의 저수지와 실개천, 함양지에서 어떻게 번성하여 살아가고 있는지 이용자들이 직접 관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생태계 학습장을 이루고 있다.


5. 배다리마을숲을 휴식처로 이용하는 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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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마을숲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라니(2025.1.23. 배다리저수지)

 

고라니는 두더지, 등줄쥐, 청설모, 너구리 등 배다리에서 만날 수 있는 포유동물 중 가장 몸집이 큰 동물로 사슴과 고라니속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유해조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실 국제적 보호종이다. 주변 도로에서의 로드킬 등 서식환경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 습지와 함께 마을숲에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6. 노랑부리저어새의 집단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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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무리를 지어 배다리습지를 찾은 노랑부리저어새(2024.12.23. 배다리저수지)

 

천연기념물 제205-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 무리가 평택의 도심 속 배다리저수지를 찾았다. 해마다 한 마리에서 네 마리까지 드물지 않게 배다리를 찾곤 했는데 올겨울에는 열 마리가 배다리실개천 하류에 모인 것을 확인하였다. 먹이활동 없이 무리 지어 있으면 대백로와 비슷하지만 편평한 주걱 모양의 노란색 부리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7. 이리 빠지고, 저리 차이는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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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덮개가 없는 배수로에 빠져 웅크리고 있는 당년생 맹꽁이(2014.7.17. 배다리마을숲)

 

배다리마을숲 안쪽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부르지 않아도 땅속에서 올라와 묘 이장으로 생긴 작은 웅덩이에서 암컷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하루 이틀이면 산란에 들어가는 맹꽁이가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Ⅱ급으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위치에 있지만 마을숲 물이 모이는 배수로에 빠지고, 맨발 걷기 중 발에 차이는 등 오랫동안 보호와는 거리가 먼 찬밥 신세에 몰려있다.


8. 배다리에 자리 잡은 꼬리명주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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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방울덩굴의 올라오는 줄기에 산란한 꼬리명주나비 암컷(2024.4.14. 배다리저수지 풀밭)

 

2019년 12월 9일, 평택에코뮤지엄 사업의 하나로 배다리 탐조대 주변에 심었던 쥐방울덩굴이 죽지 않고 잘 자라 2024년 봄에는 봄형 꼬리명주나비의 먹이식물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쥐방울덩굴·꼬리명주나비는 우리고장의 생태계를 대표하며, 생물다양성을 끌어갈 깃대종의 으뜸 후보종으로 평택시에서는 올봄 덩굴식물을 위한 구조물을 새롭게 바꿀 예정이다.


9. 제주도에서 온 남방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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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배다리의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 된 남방노랑나비(2024.9.23. 배다리실개천)

 

2024년 9월 1일, 제주도 비자림 주변에서 무리를 지어 땅에 모여들던 남방계 나비의 대명사 남방노랑나비를 평택 배다리실개천 변의 미국가막사리 꽃에서 다시 만나기까지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남방노랑나비는 넓적배사마귀와 물결부전나비에 이어 배다리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기후변화 지표종 곤충이 되었다. 


10. 마름과 물배추에 이은 수생태계 교란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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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수지 내의 연밭 제거 후에도 흩어져 생명을 이어간 연뿌리(2024.5.24. 배다리저수지)

 

번식지 북쪽을 향해 큰기러기가 귀향길을 나선 후 3월 중순부터 6월까지 이어진 배다리저수지의 준설작업은 퇴적물의 처리방식은 물론 수생태계에 예기치 않았던 문제점들을 드러냈다. 부엽식물인 마름과 함께 외래종이면서 수면을 덮었던 물상추로 가슴을 쓸어내렸던 일이 엊그제인데 연뿌리 제거를 한다는 것이 퍼져 나가 저수지 전역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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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의 평택의 자연] 2024년 배다리의 생태계 Hot issue To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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